2023년 7월 세종시 어진동 KT&G 타워에 자리잡은 지방시대위원회.새 정부 들어 이전한 유일한 공공기관이다. 사진=세종시 제공. |
직원 80여 명의 축산환경관리원은 2019년 세종시 나성동 한림프라자에 둥지를 튼 지 5년 만인 7월 31일 충남도 공주시로 이전 협약을 전격 체결한 바 있다. 독립 청사 건립이란 숙원을 해결한 의미는 있으나 주택 특별공급 혜택 등 단물만 빼먹고 먹튀 이전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2028년 공주시로 이전까지 험로가 예상되고 있어 실제 현실화 여부는 물음표를 달고 있다. 그럼에도 2030년 세종시 완성기까지 이 같은 먹튀 이전이 재현되지 않고, 수도권 과밀 해소 취지에 부합하는 '공공기관 이전' 확대 노력이 숙제로 남게 됐다.
세종시 입장에선 다른 지자체의 '토지 무상 양여'란 파격 조건 제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재정난에 일단 발목 잡혀 있고, 토지 공급 및 승인 주체인 LH와 행복도시건설청까지 의사결정의 이원화 구조도 과감한 선택의 제약 요소다.
현재 세종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은 ▲아름동 공공시설 단지 :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2015년), 축산품질평가원(2015년),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2015년), 한국항로표지기술원(2018년) ▲나성동 : 축산환경관리원(2019년),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2020년), 신용보증재단중앙회(2024년) ▲집현동 : 창업진흥원(2020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2021년) ▲반곡동 :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2015년) 등 모두 10개다.
현재 세종시에 자리 잡고 있는 공공기관 현황. 축산환경관리원은 2028년 공주시로 다시 자리를 옮긴다. 사진=세종시 제공. |
국토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 한국법제연구원, 한국조세재정연구원도 단지 주변에 독립 청사로 자리잡고 있다. 건축공간연구원은 현재 어진동 KT&G 세종타워로 나가 있다. 축산환경관리원처럼 임차 청사를 쓰고 있는 기관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건축공간연구원 2곳이다.
이미 이전한 공공기관이 다른 곳으로 떠나가는 문제를 떠나 앞으로 추가 유치 여부가 미지수란 점이 난맥상이다. 현재 세종시는 이전 대상인 '세종학당재단(서울 서초동)' 등 여러 공공기관의 추가 유치에 나서고 있으나 코로나19 이후로는 뚜렷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에 남겨진 여성가족부와 감사원, 법무부 등 중앙행정기관의 후속 이전도 제자리 걸음에 있고, 대통령 직속 위원회도 가시화 국면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세종시로 옮겨온 위원회는 '지방시대위원회(2023년 7월)'가 유일하다.
수도권에 잔류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국민통합위(40명)와 경제사회노동위(36명), 농어업·농어촌특별위(30명), 저출산고령사회위(40명), 방송통신위원회(281명)가 대표적이다.
금융위원회(333명)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156명), 원자력안전위원회(127명),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48명) 등 총리 직속 위원회부터 이북5도위원회(62명)와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 관련 위원회(12명) 등 행정안전부 소속, 교육부 소관 국사편찬위(120명), 독립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236명)까지 모두 서울 또는 경기도권에 잔류해 있다.
박란희 의원이 제91회 임시회를 통해 공공기관 이전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사진=시의회 제공. |
박란희(다정동) 세종시의원은 "(충남과 충북 등) 타 지자체의 합당하지 않은 유치 방식(무상 양여)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세종시 건설 취지에 맞는 공공기관 유치와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2022년 (윤석열 정부와 최민호 시정 출범) 이후 공공기관 이전이 사실상 전무한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이전이 필요한 위원회 현황. 사진=홍성국 전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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