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들의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약 2주간 나의 고향 중국에 가게 되었다. 인천공항에서 저녁 비행기를 타서 2시간쯤 지나니 하얼빈공항에 도착했고, 한국의 여름보다 비교적 시원한 기온 덕분에 고향에 온 것이 실감이 났다.
오랜 비행으로 많이 피곤했지만, 공항으로 마중을 와준 언니를 보는 순간 피곤함보다는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과 기쁨이 컸다. 빠르게 변해가는 고향은 늘 새롭게 느껴졌다. 고향 집 주변은 새로운 운동 시설이 생겼으며, 다양한 식물들로 조경도 새롭게 꾸며져 분위기 사뭇 달랐다. 동네가 많이 바뀌어 낯설게 느껴졌지만 그리워하던 고향 집은 변함없이 아늑했다.
아들과 함께 성 소피아 성당과 중앙대가, 방홍기념탑 등을 방문하였는데, 여름의 하얼빈은 비교적 시원한 날씨이기 때문에 어디든 관광객이 많았다. 많은 인파로 하얼빈의 도심 곳곳이 여행 온 외국인들의 말소리와 중국의 다른 지역 방언의 소리로 가득했고, 특히 성 소피아 성당은 하얼빈의 랜드마크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관광지여서,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 북적거렸다. 올해 중학생이 된 아들이 힘든 티 내지 않고 의젓한 모습으로 관광지들을 구경하였고 이런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
어린시절 내가 마주했던 고향과는 많이 달라졌고 앞으로도 더 달라지겠지만, 오랜시간 고향을 향한 나의 그리움과 추억은 지금처럼 변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추억이 깃든 이 도시에서 아들과 둘이 새로운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았고, 어느덧 성숙해진 아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더 뜻깊었다. 이번 본국 방문은 다른 해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기를 바란다. 아들과 내게..
한리원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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