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환 한남대 기획조정처장 |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많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선택의 일상성이다. 어떤 음식을 먹을지, 어디로 여행을 갈지, 어느 대학을 가고, 직업은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선택한다. 보험 계약을 할지, 어떤 회사의 제품을 사용할지, 국회의원으로 누굴 뽑을지 등을 선택한다. 선택은 늘 있게 마련인데, 선택은 내가 한다는 점이다. 선택의 주관성이다. 남이 선택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하고, 선택된 결과에 대해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
선택은 비교라는 대상이 존재하게 된다. 선택은 여럿 가운데서 필요한 것을 고르는 일이므로 선택 대상을 항상 비교하게 된다. 비교를 통해 가치가 큰 대상을 선택하게 된다. 선택은 비교우위성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음식, 여행, 학교, 직업을 선택할 때 비교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비교 대상에 비해 우위의 요소가 있어야 한다. 다른 상품에 비해 우수해야 하며, 정치적으로 다른 사람에 비해 높은 인지도와 도덕성 등을 갖고 있어야 한다. 모든 음식을 다 먹을 수 있다거나 돈이 많아 이곳저곳을 모두 다닐 수 있다면, 굳이 선택할 필요는 없다. 선택은 한정된 시공간에서 제약될 수밖에 없으며, 희소성을 바탕으로 비교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하게 된다.
선택은 비용을 수반한다. 선택을 하면 선택되지 못한 것은 포기하게 된다. 선택은 다른 선택지와의 비교를 통해 결정되며, 포기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선택에 따른 이익이 포기에 따른 대가보다 크면 갈등은 크지 않게 된다. 그러나 반대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자장면을 먹고 짬뽕을 먹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것과, 문학 전공을 선택하고 경영 전공을 선택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대가 지불이 선택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선택은 한번 선택하면 되돌릴 수 없다. 선택의 불가역성이다. 자장면을 먹고 배부른 상태에서 짬뽕을 먹을 수는 없다.
선택은 일상에서 내가 주관적으로 하는 것이고, 비교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하지만, 한번 선택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따라서 선택을 위해서는 올바른 정보가 있어야 한다. 비교를 통해 어느 것이 자신에게 유리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정보가 선행돼야 한다.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선택을 하면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가 초래되는 것은 당연하다. 선택에 대한 책임이 본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선택은 주관성이고 자기책임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지만, 선택에 따른 피해가 사회적으로 파급되는 측면도 있다. 사회적 선택이 그러하다. 내가 비교를 통해 잘 선택했지만, 선택이 사회적으로 흠결이 있을 수 있다. 잘못된 선택으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비용이 증대되기도 한다. 선택 단계에서부터 제대로 비교를 했다고 하지만, 비교 판단의 근거 자체가 잘못될 수도 있다. 사회적으로 옳은 가치를 아예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가치를 옳은 가치로 인식할 수도 있다. 전자를 흔히 1종 오류, 후자를 2종 오류라고도 한다. 특히 비교 판단 자체를 잘못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적 선택이 무엇인지 조차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다. 이를 3종 오류라고 한다. 1종, 2종, 3종 오류가 우리 인식 내에서 복합적으로 깔려 있다면, 선택은 최악이 될 수밖에 없다.
선택에 따른 책임은 자신에게 부여된다. 그러나 개인의 선택이 사회적으로 손해를 끼치게 된다면, 잘못된 선택에 대한 비용 지불은 개인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비용이 된다는 점이다. 선택의 사회성은 선택의 또 다른 특징이기도 하다. 사회에 손해가 되는 선택이 되돌리기 어렵더라도 사회적으로 큰 비용이 발생한다면 선택의 불가역성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 잘못 선택된 부분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선택권이 필요하다. /원구환 한남대 기획조정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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