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여성단체연합은 2일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전여성영화제 상영작 교체를 요청한 대전시 행정을 규탄했다. (사진=여성단체연합 제공) |
대전여민회와 여성인권티움, 대전여성장애인연대 등 7개의 여성단체가 속한 대전여성단체연합은 2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영작 검열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2일 개막한 제9회 양성평등 주간에 맞춰 5~7일 독립영화 상영관 '씨네인디U'에서 대전여성영화제를 진행할 예정인데 대전시가 일부 상영 예정작에 대해 상영을 중지하고 다른 영화로 대체하라 요구한 상태다.
시가 상영 중지를 요청한 영화는 돌봄 노동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요양보호사에 대한 영화로 주인공의 딸이 성 소수자로 등장한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해당 영화가 사회적 약자를 다루는 인권영화이면서 여성, 인권, 환경을 주제로 4회째 개최한 대전여성영화제 취지에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전시가 이미 지정사업을 통해 검토된 사업인 대전여성영화제의 상영작을 검열하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정"이라며 "소수의 민원과 성 소수자 이슈가 사회적 논란이라고 하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고 차별 행위로 해당 영화의 상영을 철회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대전시는 상영 예정작에 성 소수자 내용이 포함돼 있어 지자체 보조금으로 상영하기에는 부적절한 것이 아니냐는 민원이 접수됐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 검열한 것이라는 단체의 주장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양성평등 주간은 여성의 권익을 높이고 남성과 여성이 평등한 사회로 이뤄가자는 취지"라며 "동성애에 대해 여전히 사람마다 시각 차이가 있고, 해당 상영작 내용이 양성평등 주간과 결이 달라 취지에 맞는 상영작을 상영해달라 요청한 것이지 검열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여성단체연합은 시 보조금을 반납하고, 자체적으로 모금을 해 영화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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