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문의 사직으로 전국 병원들이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2일 대전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긴급 이송된 환자가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2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은 평일과 주말 낮에 한해 운영하고, 평일부터 주말까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야간에는 문을 닫는다. 다만,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도 전처럼 24시간 진료받을 수 있다. 이 병원 응급실에 15명의 전문의가 근무했으나,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이 발표되면서 의사들이 5월부터 하나둘씩 사직하고 있다. 전문의 12명이 남아 가까스로 운영하던 것에서 지난달 1명이 사직하면서 매주 목요일 성인에 한해 응급실을 축소 운영해 왔다. 그러나 지난 1일 자로 4명의 전문의가 추가 사직하면서 현재 남은 인력은 7명뿐으로 응급실을 24시간 운영하는데 필요한 최소 인력 12명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군의관 1명을 병원에 파견했으나, 응급실 단독 근무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응급실 역시 응급의학과 전문의 7명 중 5명이 사직하면서 이달부터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운영되며, 야간과 주말에는 문을 닫는다.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은 충주지역 응급환자의 40%를 담당해왔다. 이번 축소 운영으로 추가 전문의를 확보할 때까지 지역 응급의료체계에 큰 공백이 생길 전망이다.
세종시와 충주시는 각각 환자 이송 대책을 수립해 시행한다. 세종시는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에 근무할 수 있는 군의관 2명을 파견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는 한편, 중증응급환자를 가장 가까운 충남대병원 대전본원 등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소방본부 및 충남대병원 사이 협조 체계를 갖췄다. 충주시에서도 중증 환자는 청주, 진천, 음성, 괴산의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하고, 경증 환자는 충주의료원과 충주미래병원 등 야간과 휴일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이 담당한다. 충주의료원은 공보의 4명을 배치해 응급실 운영을 강화하고, 응급실 병상도 12개에서 15개로 늘리기로 했다.
응급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보건복지부는 이날부터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상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일일 브리핑을 재개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전체 409개의 응급실 중 99%인 406개소는 24시간을 운영 중이고, 응급실에 근무하는 전문의·일반의·전공의를 포함한 총 의사는 전공의 사직 전 평시 대비 73.4% 수준"이라며 "4일 군의관 15명을 운영이 일부 제한된 의료기관에 우선 배치하고, 9일부터 약 235명의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위험기관 중심으로 추가 파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세종=이희택·충주=홍주표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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