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가계 여윳돈이 쪼그라들면서 내수부진이 이어져 지역기업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2일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본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이어진 고금리에 이자비용이 늘면서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되고 있다. 2022년 3분기 이후 가계 월평균 이자 비용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22년 2분기 8만6000원이었던 이자 비용은 2024년 1분기 12만1000원으로 치솟았다.
이자 비용이 급증하면서 가계의 여윳돈은 8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2분기 기준 가구의 월평균 흑자액(전국·1인 이상·실질)은 100만9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8000원(1.7%) 줄었다. 8분기 연속 감소세는 2006년 가계동향이 공표된 이래 역대 최장기간이다. 흑자율 감소는 가계소득에서 이자 비용과 소비지출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져 쓰고 남은 여윳돈이 적어진다는 의미다.
여윳돈 감소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재화 소비의 주요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2022년 2분기 이후 9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지난달에는 전년 대비 2.1%포인트 줄었다. 가계의 소비 여력 감소는 소비 둔화로 이어지며 내수부진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수부진은 지역 중소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전·세종·충남지역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경영상 어려움으로 내수부진을 첫손에 꼽고 있어서다.
실제 중기중앙회 대전세종본부가 최근 발표한 '9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를 보면 지역 중소기업 69.0%(8월 기준·이하 복수응답)가 내수부진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지역 기업들은 앞으로의 경기 전망도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9월 경기전망지수는 71.6으로, 전월 대비 3.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5개월 연속 내림세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4.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내수 회복에 낙관적인 전망을 고수하고 있지만, 지역 경제계는 수치가 말해주듯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지역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기준금리 인하 등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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