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31일 자정 카운트다운 불꽃놀이로 한해를 마무리한 빛축제. 사진=이;희택 기자. |
당장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제2회 빛축제는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다. '축제의 완성도부터 안전, 주차·교통 관리' 전반에서 부정적 평가가 우세하고, 행정수도 위상에 걸맞은 특화 축제·관광보다는 다른 지역의 소프트웨어를 반복·재생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강해서다. 민주당 시의원 다수도 이 같은 뜻을 모으고 있다.
반면 집행부와 지역 소상공인 업계는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미래 투자를 해야 할 시기로 보고 있다. 낙화축제도 2023년보다 2024년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였고, 2023 빛축제도 초반 폭망 분위기에서 중반전 이후 안정 국면으로 승화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핵노잼 도시란 오명, 타 지역민의 방문 동기 부재, 상권 공실률 전국 최고 수준 등의 문제를 타개할 방법 중 하나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도 어필하고 있다.
이응다리 빛 축제 현장 모습. 초반 미디어파사드 연출 문제부터 부실한 프로그램 등의 문제를 노출한 바 있다. 중반전 이후부터는 콘텐츠 보강 등으로 첫 행사로 자격을 얻은 바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시의회 보고와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빛축제' 예산 제목이 문화관광재단 출연금 6억 원으로 제출된 점부터 꼬집었다. 이순열 의원은 "빛 축제를 이름 이름 그대로 내놓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가"란 의문부터 제기하며, 김려수 국장은 "문화관광재단으로 사업이 이관되면서, 큰 틀에서 명목상 명칭을 부여했다. 사업설명서에선 빛 축제 언급이 돼 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은 시민 볼거리 확대와 타 지역민 유입, 지역경제활성화 취지의 축제란 점엔 공감대를 표현하면서도, 행사성·일회성 예산으로 흐르고 있는 점엔 문제 인식을 분명히 드러냈다. 중장기 로드맵에 따른 체계적 준비와 안전 대책, 기초 관광자원의 안정화를 전제로 한 빛 축제 추진이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빛축제를 포함한 관광·축제 분야 중장기 예산이 시 재정에 아랑곳없이 2024년 9.8억 원에서 2025년 26억 원, 2028년 32억 원을 가장 큰 변동(상승)폭을 보인 상황에 대해선 개선을 요구했다. 시민 안전과 복지 영역의 필수 예산 집행이 뒤로 밀리면서까지, 타 지역 행사를 답습하는 수준의 축제를 하는 것에 분명한 반대의 선을 그었다.
김영현 의원도 장기 계획 수립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세종시 축제 행사 다수가 다 촌스럽다. 청도 프로방스와 제주 허브농장 빛축제, 서울과 부산의 불곷축제 등은 입장료라도 받으면서 미래 그림을 키워가고 있다"며 "세종시에는 상대적으로 유휴지가 많다. 충청권의 관광·축제 산업의 허브로 키워갈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행복위는 이 같은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2024년 12월~2025년 1월 이어질 '빛축제' 예산 6억 원을 전액 삭감했다.
결국 이 기간 이응다리에서 나성동 도시상징광장까지 축제 무대를 넓혀 더 나은 축제로 나아가려던 최민호 시장과 집행부 구상도 일단 제동이 걸렸다.
김려수 국장은 "낙화축제도 전년 대비 경찰 민원이 150여 건에서 올해 4건으로 크게 줄었고, 언론에서도 복숭아 축제 등에 이르기까지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며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겠다. 이응다리와 호수공원, 국립수목원, 국립어린이박물관 등 기초 관광 자원은 마련됐고, 지역문화 매력 100선(이응다리)과 한국관광 100선(국립세종수목원) 등의 성과도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살려야 한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차근차근 해나가야 한다"며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 같은 상황이 전개되면서, 앞으로 진행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이현정)에서 이 같은 핵심 예산이 다시 살아날 것인지 지역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 업계와 시민사회도 계륵이 된 '관광·축제 산업' 예산을 놓고, 다양한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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