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학의 위안' 저자인 곽신환 숭실대 명예교수가 중도일보와 만나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금상진 기자 |
곽신환 숭실대 명예교수가 우옹 송시열(1607~1689)이 유배 당시 쓴 7언율시 134수의 연작 수미음을 옮기고 해설한 책 '도학의 위안'을 출간, 화제를 모으고 있다.
1679년 거제도 유배 당시 73세 나이에 송시열은 가시 울타리가 쳐진 혹독한 환경에서 7언율시 134수의 연작 수미음을 남겼다. 송시열은 정치적으로 부각됐거나 서예로 높게 평가됐지만, 문장의 대가 '문학의 측면'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에 후세에서도 송시열이 유배 시절 쓴 수미음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그러나 수미음 속 담긴 송시열의 도학의 철학을 발견하고 그의 의미를 해석해 낸 것이다.
송시열의 연작 수미음을 5년의 세월을 거쳐 해석해낸 곽 명예교수는 "철학척 이치를 주제로 하는 연작시에 송시열은 전체 제목도 개별 제목도 붙이지 않았다"라며 "제목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실제로 각 시의 주제는 제 2구에 담겼고, 그 차례가 일정한 맥락을 지니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전체의 내용이 도학을 주제로 그 연원과 흐름 갈래 맥락 지향을 나눠 노래했다"라며 "체계의 방대함, 내용의 심오함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곽 명예교수는 "5년의 유배 시기는 송시열에게 있어 오히려 학문과 수양에 전념할 기회였다"라며 "그는 유배지에 따라온 자손들과 더불어 격양집과 주차대전차의, 이정서분류 등의 편찬에 매진했다"고 수미음이 만들어진 배경을 전했다.
곽 명예교수는 이번 책 발간을 통해 우리에게 정치적 인물로 잘 알려진 송시열의 다른 면모를 전달하기 위해 냉정하게 접근했다. 도학, 깊은 학문적 위상이 뛰어난 인물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
이어 도학 자체를 후세에 알리고 설명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곽 명예교수는 "도학적 가치관은 이제 잊혔거나 외면당하는, 그 효용이 끝나버린 지난날의 학문으로 치부된다"라며 "그런데도 삶에는 여러 한계와 고통이 있다. 도학이 말하는 마음의 고양과 심화 그리고 확장을 통해야만 해결할 영역이 남은 만큼 개인적 사회의 행복의 관건이 됨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곽 명예교수는 1954년 충북 옥천 출생이다. 대전고와 숭실대학교 철학과,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과를 졸업했으며, 논문 '주역의 자연관과 인간관'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2년부터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성리학, 주역철학, 중국철학사, 한국철학사 등 동아시아철학을 연구하고 강의했으며 '주역의 이해'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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