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확고한 안전의식만이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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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확고한 안전의식만이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임묵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 승인 2024-09-05 17:03
  • 신문게재 2024-09-06 1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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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묵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기록에 남은 우리나라 최초의 화재는 삼국사기에 언급된 132년(신라 지마왕 21) 신라 궁궐 남문 화재사고가 최초이다. 고려시대에는 인구가 늘고 병란이 잦아 화재가 많았고, 조선시대에는 도시의 규모가 커지고 수공업이 발달하면서 전국에 대형 화재가 자주 발생했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화재 예방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는데 그 중 하나가 조선시대 궁 내부에 설치한 '드므'이다. 불귀신이 해코지하러 왔다가 '드므' 안에 담긴 물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보고 놀라서 달아나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큰 독으로, 물을 가득 담아 두었다가 화재 진압 시 사용했다.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우리의 생활 속에서 사고를 극복하며 함께 해왔다.

누구나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는 한두 번 당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익숙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단순히 개인에 그치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나 시설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그 피해가 심각하다.

오늘날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생활 주변의 용품들이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고 복잡해지면서 폭발과 화재 등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사례도 빈번해지고 있다. 생활안전은 매년 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안전사고가 상식적인 사항이 지켜지지 않아 발생하고 있다.



안전사고는 대부분 불안한 행동과 불안전한 환경에서 발생한다.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위험장소 접근, 보호구의 잘못 사용, 운전 중인 기계손질 등 불안한 행동이 불러오는 사고가 약 88%를 차지하고 안전장치의 미설치, 작업장의 환경 불량 같은 불안전한 작업환경으로 인한 사고가 10%,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은 2%에 불과하다.

안전사고 분석에서 나타나듯이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사고가 개개인의 부주의, 불안전한 주위 환경, 잘못된 안전의식 등으로 반복되고 있다. 중대 재해 대부분이 사소한 부주의와 불안전한 환경에서 발생한 것을 보면 산업현장과 다중이용 장소 곳곳에서 안전의식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년 전 우리 시 대형 유통시설에서 발생한 화재사고의 경우 건물이 대형화되고 설비가 증가하면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화재설비 장치가 마련되었지만 작업장의 불안전한 환경상태와 불안한 작업은 그대로 사고에 노출됐다.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임시 야적된 폐종이박스에 화마가 옮겨 붙으면서 순식간에 건물전체로 연기가 확산돼 대형 인명사고까지 이어졌다. 경보시설의 오작동을 이유로 경보시설을 꺼놓은 것으로 인해 피해를 키웠다.

이처럼 사고는 장소와 시기를 가리지 않고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불안전한 환경과 불안한 행동 속에서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을 바라보는 우리의 확고한 안전의식이 필요한 때다.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불안요인을 방치할 때 일어난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시설 점검을 강화하고 위급 상황 매뉴얼 등을 잘 보이는 곳에 부착하는 등 불안전한 환경을 정비하고 있지만 안전사고는 점검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모두가 생활환경의 작은 불안전 요인부터 바로바로 정비하고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여 유지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경각심을 가지고 안전에 대한 확인과 점검으로 사고를 줄이는 노력과 확고한 안전의식만이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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