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교육공감 원탁회의에 참여한 시민들이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사진=오현민 기자) |
대전교육청이 학령인구 감소와 소규모학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하는 '대전형 적정규모학교' 정책에 학생과 학부모의 우려가 크다.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된 교육공감원탁회의 토론내용을 참고해 정책개선에 속도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29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출생아동 수는 2014년 대비 48.7% 감소했고 학생 수도 같은 기간 26.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소규모학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규모학교는 교육과정 내에서 또래 집단 형성 기회 부족, 복식학급 증가 등 우려점이 즐비한 상황이다. 대전교육청은 소규모학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적정규모학교 육성 및 지원을 골자로 학교 통폐합, 통합운영학교, 학교 이전 신설, 분교장 개편 총 4개의 추진방안을 내놨다.
먼저 학교 통폐합은 동일한 학교급 간 통학구역 조정을 통해 2개 학교 이상을 통합하고 1개 이상 학교를 폐지하는 방안이다. 통합운영학교는 학교급이 다른 2개 이상의 학교시설, 교원 등을 통합하는 형태다. 학교 이전 신설은 인근 소규모 학교를 다른 장소로 재배치하는 것이고 분교장 개편은 학교를 폐지하지 않고 본교에서 분리해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원탁회의 참여자들이 8명씩 조를 이뤄 열띤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
대전여고 1학년 장주현 학생이 학교 통폐합 때 우려점을 그림으로 표현해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
원탁회의에 참여한 대전여고 1학년 장주현 학생은 "학교 통폐합이 됐을 때 학생 간 교육 수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초중학교 통합운영학교 때 학생들 간 긴장 상태가 유지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건물에서 초·중학생이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충돌이 잦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김수현(47·여)씨는 "통합운영학교에서 선배 학년과 같이 생활할 때 후배 학생들이 혹여 나쁜 부분을 배울까 우려"라고 말했다.
원탁회의 참여자들이 적정규모학교 정책에 대해 느낀 점.(사진=오현민 기자) |
초등학교 6학년 자녀와 함께 참여한 목동초 운영위원장 전영주(45·여)씨는 "적정규모학교 육성은 소규모학교뿐 아니라 과밀학교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방과후학교 등 여러 서비스들이 소규모학교에 우선 적용되고 있어 역차별이라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023년 제정된 '대전교육청 적정규모학교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전교육공감 원탁회의에 6번째 참여 중인 유성고 1학년 류현민 학생이 조원들과 함께 토론한 내용을 되짚어 보고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원탁회의에서 나온 제안을 참고해 교육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시민들이 즉석에서 남긴 질문들에 대해 대전교육청 적정규모학교 정책 담당자가 답변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오현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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