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충주병원. |
이에 충주시와 지역 의료계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대체 인력 확보 등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해 지역 응급의료체계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27일 충주시와 의료계에 따르면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 전문의 7명이 지난주 일제히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만 근무하겠다고 밝혀 9월 1일부터 응급실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건국대 충주병원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충주지역 응급환자의 40%를 담당해왔다.
이 병원의 응급실 운영이 중단될 경우 충주의료원과 미래병원 등 2곳의 응급실만으로 지역 응급의료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의료진들의 집단 사직 배경에는 과중한 업무와 배후 진료 부족 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로 진료 환자가 30%가량 증가한 데다 응급 처치 후 환자를 인계할 수 있는 배후 진료과가 2개에 불과해 응급실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대응해 충주시는 이날 응급의료 실무협의체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는 충청북도, 충청북도 응급의료지원단, 충주소방서, 충주시의사회, 건국대 충주병원, 충주의료원, 충주미래병원 관계자 등 25명이 참석해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건국대 충주병원의 응급실 인력 확보 방안을 비롯해 중증 응급환자의 신속한 이송 및 전원 대책, 인근 응급의료기관과의 협조체계 유지, 경증환자 진료 분산을 위한 당직의료기관 지정 등이 논의됐다.
또 충주의료원과 충주미래병원의 응급의료 비상진료대책 방안도 함께 검토됐다.
김진석 충주시 부시장은 "현재 응급의료 문제가 시급한 만큼, 충주의료원과 건국대 충주병원, 그리고 지역 일반 병원들과 협의해 응급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창규 충주의료원장은 "우리 병원 의료진도 이미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어 상황이 더 악화되면 사직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충주시내에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거의 없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저부터 응급실 진료를 지원하고, 보건지소의 공중보건의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국대 충주병원 측은 응급실 전문의들의 급여 인상안을 제시하고 추가 채용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의료진들의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추석 명절을 앞둔 시점에서 응급실 공백 위기에 직면한 충주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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