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간호사와 의료기사 등이 속한 전국보건의료노조가 8월 29일 전국 61개 병원 사업장에서 파업 쟁의행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쟁위행위 투표에 참여해 파업을 예고한 61개 병원 중 충청권에서는 공주·서산·천안·홍성·청주·충주의료원을 포함해 대전선병원과 대전을지대병원,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포함됐다. 보건의료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신생아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서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조속한 진료정상화 ▲인력확충 ▲주4일제 시범사업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 마련 ▲간접고용 문제 해결 ▲기후 위기 대응 ▲사회연대 ▲표준생계비 확보와 생활임금 보장, 소득분배 개선을 위해 총액 대비 6.4% 임금인상 등이다.
특히, 노조 측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한 책임을 간호사에게 떠넘기는 행위를 중단하고 불법의료 근절과 업무 범위 명확화를 요구했다.
가령, 강제 연차휴가 사용, 무급 휴가, 무급 휴직, 원하지 않는 응급 오프, 부서 이동 등의 불이익을 겪으면서도 묵묵히 진료실과 병실을 지켰는데 PA간호사들을 불법의료로 내몰고 있는 현실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전공의들이 사직해 진료 역량이 감소하고 경영난을 겪는 병원들이 노조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간호사 등 보건의료 근로자 중 노조에 가입한 이들 중 일부만 파업 시 참여해 인력 공백은 많지 않고,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의 상급종합병원은 파업 참여 기관에서 빠져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에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고 "환자와 국민의 불안과 고통을 생각하여,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보건의료인으로서 파업과 같은 집단행동 보다는 사용자와의 적극적인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전공의 사직에 이어 전문의들까지 이탈이 이뤄지고 있는 응급실은 당장 코로나19와 추석 연휴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 공백에 이어 간호사들까지 파업에 돌입하면 진료역량 감소뿐 아니라 병원에서 혼란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라며 "지금보다 더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