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융합의과학원은 충북도, 축산환경관리원은 충남도의 파격 제안과 함께 세종시 손을 떠나고 있다. 사진=각 기관 갈무리. |
카이스트는 2022년 3월 최소 3000억~최대 6000억 원 부지비 부담이란 조건을 내건 충북도와 '카이스트(KAIST)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 타운 조성 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충북은 청주시와 함께 10년 간 지방채를 발행, LH로부터 토지를 매입해 무상양여하는 한편, 건축비는 윤석열 정부의 국가 정책을 반영한 국비 확보 및 민간 복합 개발 등으로 조달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충북도와 KAIST, 청주시는 2022년 3월 22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KAIST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이하 KAIST 오송캠퍼스) 조성'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충북도 제공. |
결국 ▲행복청과 카이스트 간 집현동(4-2생활권) 공동캠퍼스 내 '융합의과학원 입주' 합의각서(MOA) 체결(2018년) ▲교수 100여 명, 학생 2200여 명 규모의 대학원 과정 운영 무산 ▲세종시와 카이스트 간 바이오 산업 육성 및 국제의료과학 복합도시 구현 업무협약(2019년) : 의료과학 융합기술 클러스터 조성 및 벤처창업·사업화 유도 합의 등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이춘희)가 2019년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표 기반 산업인 바이오메디컬 활성소재를 활용한 사업화에 나섰다. 사진은 KAIST 바이오합성연구단 및 바이오기업 4개사와 '바이오메디컬 활성소재 허브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현판식을 갖고 잇는 모습. 사진=세종시 제공. |
최민호 시 정부 들어선 세종시 나성동에 있던 '축산환경관리원(직원 80여 명)'이 충남 공주 이전을 결정지으면서, 같은 논란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번에도 충남도 및 공주시가 토지 무상 양여란 승부수를 던지면서, 자체 독립 청사를 원하던 축산환경관리원을 흔들었다. 축산환경관리원은 2019년 나성동 한림프라자에 자리 잡으며, 농림축산식품부와 유기적 업무 협력 체계를 구축했으나 내부 숙원 과제 이행을 위해 이전을 전격 결정했다.
행복청과 세종시는 여전히 무상 양여 방식이란 조건을 제시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행복도시건설특별법상 신도시는 더더욱 어렵고, 읍면지역 적용도 난제로 다가온다. 최근 재정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렇다.
2018년 5월 카이스트 융합의과학원의 입주 협약식 모습. 당시 신성철 총장과 이원재 행복청장이 협약서에 사인했다. 사진=행복청 제공. |
반면 충북도와 충남도의 무리한 추진은 결국 사업 현실화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최근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 조성안은 정부의 예비 타당성 검토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구체적 실행 계획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행복청은 반곡동 85만여 ㎡ 규모의 신개념 복합캠퍼스 타운 조성안을 준비 중으로, 여기에 연구와 대학 기능을 결합한 유치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시와 함께 반전의 유치 성과를 가져올 지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2028년을 목표로 한 축산환경관리원 이전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민사회의 한 관계자는 "충남도와 충북도 등 전국 지자체가 토지 무상 양여란 파격적 조건으로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라며 "행복청과 세종시는 2가지 사례를 토대로 적극 행정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포기할 것은 포기하더라도 '수도권 과밀 해소' 취지의 공공기관 유치에 더욱 속도를 내달라"고 말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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