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0시 축제, 정체성은 여전히 풀 숙제

  • 정치/행정
  • 대전

대전 0시 축제, 정체성은 여전히 풀 숙제

지속성 위해 정체성 확보 필요... 경제활성화는 결과물
거버넌스 구축으로 주민 참여 확대도
원도심 내 장소 활요한 차별 콘텐츠도 필요

  • 승인 2024-08-26 08:45
  • 신문게재 2024-08-26 3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KakaoTalk_20240817_195642416_01
대전 0시 축제 폐막 행사 모습. 사진제공은 대전시
대전 0시 축제가 국내 축제 중 단일기간 최대 방문객인 200만명 이상(대전시 추산)이 다녀가면서 지역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지만, 정체성 확보라는 큰 명제는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2일 '2024 대전 0시 축제' 결과브리핑에서 "9일 간 2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축제를 즐겼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나타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콘텐츠 경쟁력도 강화해 5년 이내 아시아 1위·세계 3대 축제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대전시는 대전 0시 축제가 안전사고·쓰레기·바가지요금 없는 3무(無) 축제로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대전 0시 축제는 올해 한층 강화됐다는 평이다.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9일간 열린 대전 0시 축제에는 27개 문화공간에서 518회 공연이 펼쳐졌고, 3917명의 지역 예술인이 참여하면서 지역예술의 장이 됐다. 여기에 베트남 빈증성과 일본 삿포로시, 중국 난징,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 7개 자매·우호 도시에서 165명이 참여해 국제교류에도 한몫했다. 일반인의 SNS에서는 한 달 동안 축제와 관련된 게시글이 7461건에 달했고, 유튜브는 1398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대전시 브랜드 가치도 높였다는 평가다. 시는 축제로 인한 총 경제적 효과를 4033억 원(직접효과 1123억원, 간접효과 291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전 0시 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연간 2000여 개의 크고 작은 지역축제가 과잉 개최되고 있는 현실에서 성공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축제 예산의 관 의존성, 지역성의 결여, 지역주민 참여의 결여 등이다. 모호한 정체성은 축제의 지속성에 치명적이다. 가설무대 설치로 보여주기식의 축제와 백화점 나열식의 획일적인 축제에서 벗어난 지역만의 차별성이 필요하다. 인기 가수에 의존한 방문객 모집에는 한계가 있다. 대전 0시 축제 콘텐츠의 스토텔링을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특히 지속적으로 충성고객과 잠재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축제의 정체성 확립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대전시는 0시 축제의 정체성을 '경제 활성화'라고 주장한다. 경제적 효과는 결과이지 축제의 정체성으로 볼 수 없다. 정체성 확립을 통해 지역민의 참여를 높이고, 대전만의 색으로 전국은 물론 전세계의 시선을 사로 잡을 수 있다. 원도심에서 진행되는 만큼 옛 충남도청사 등 근대 문화유산이나 성심당, 스카이로드, 대전역, 지하상가 등의 장소성이 가미된 컨텐츠 개발도 필요하다.

지역축제의 거버넌스 구축도 중요 부분이다. 관 주도 행사는 행정력 집중에 따른 피로감이 높다. 지속성도 저해된다. 주변 상가 운영자들의 참여가 아닌 주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기금조성이나 연계 방안이 필요하다. 지역 주도에 따른 유성구와 서구 지역민의 참여도 확대할 수 있다.

지역 한 축제 전문가는 "대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축제를 육성하고 경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왜' 0시 축제에 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하는지에 대한 대전시민의 물음을 해결해 줘야 한다. 그래야 주민 참여와 화합을 통해 축제의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추석 기획] 연휴에도 일상은 계속… 떠나지 않고 자리 지키는 이들
  2. 충남대 10년 만에 교양 교육과목 개편 추진… 공청회서 의견 수렴
  3.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김곡미 원장, 행안부장관상 수상
  4. 대전교육청 유보통합 시범운영 진통… 교사들 "문창유치원 시범사업 취소하라"
  5. 선병원, 추석 연휴 기간 응급실 24시간 운영
  1. [날씨] 추석 연휴에도 덥다… 귀성길 소나기 주의
  2. '응급실은 위급한 환자 우선' 추석명절 경증은 동네 병의원으로
  3. 의대 열풍에도… KAIST 수시 지원자 전년 比 9.6% 늘었다
  4. ‘추석 연휴에도 진료합니다’…대전 5개 보건소 순차적 비상진료
  5. 2024 세종축제 '한글+과학+음악'...낮과 밤의 가을 만끽

헤드라인 뉴스


“고향 대신 일터로 갑니다” 추석에도 일상 지키는 사람들

“고향 대신 일터로 갑니다” 추석에도 일상 지키는 사람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에도 고향에 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저마다 이유는 다양하다. 경찰과 소방은 안전한 명절을 위한 사명으로 근무하고,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의료진과 꿈을 이루기 위해 쉬지 않고 달리는 청년들도 있다. 법적으로 공휴일 휴무를 보장해주지 않아 일을 해야만 하는 근로자들이 있는 반면 동료들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희생을 자처한 이들도 있다. 중도일보는 추석에도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내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전 중부경찰서 남대전지구대 이종일(57) 경감은 추석에도 가족..

`응급실은 위급한 환자 우선` 추석명절 경증은 동네 병의원으로
'응급실은 위급한 환자 우선' 추석명절 경증은 동네 병의원으로

닷새간의 연휴를 맞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갑자기 아플 때 어느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할지 고민이 되고 있다. 증상이 가볍다면 문을 연 병·의원과 보건소를 이용하고 응급상태인지 판단 어려울 땐 119에 전화해 상담하는 것도 방법이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설 연휴 응급실 내원 환자 수는 평일 기준 평시 대비 1.6배, 주말은 1.2배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를 기준으로 응급실 이용 환자는 그 전주 대비 72% 늘었고, 이중 경증환자 비율은 추석 전보다 10.3%p 늘었다. 최근 코로나19 환자 증가, 현장..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0.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치킨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0. 대전 유성구 노은3동 치킨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 연휴에도 진료합니다’…대전 5개 보건소 순차적 비상진료 ‘추석 연휴에도 진료합니다’…대전 5개 보건소 순차적 비상진료

  • ‘풍성하고 넉넉한 한가위 되세요’ ‘풍성하고 넉넉한 한가위 되세요’

  • 재난 대응 ‘이렇게’…대전 중구청 구민안전교육 재난 대응 ‘이렇게’…대전 중구청 구민안전교육

  • 대전시-국민의힘 대전시당 당정협의회 대전시-국민의힘 대전시당 당정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