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0시 축제 폐막 행사 모습. 사진제공은 대전시 |
이장우 대전시장은 22일 '2024 대전 0시 축제' 결과브리핑에서 "9일 간 2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축제를 즐겼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나타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콘텐츠 경쟁력도 강화해 5년 이내 아시아 1위·세계 3대 축제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대전시는 대전 0시 축제가 안전사고·쓰레기·바가지요금 없는 3무(無) 축제로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대전 0시 축제는 올해 한층 강화됐다는 평이다.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9일간 열린 대전 0시 축제에는 27개 문화공간에서 518회 공연이 펼쳐졌고, 3917명의 지역 예술인이 참여하면서 지역예술의 장이 됐다. 여기에 베트남 빈증성과 일본 삿포로시, 중국 난징,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 7개 자매·우호 도시에서 165명이 참여해 국제교류에도 한몫했다. 일반인의 SNS에서는 한 달 동안 축제와 관련된 게시글이 7461건에 달했고, 유튜브는 1398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대전시 브랜드 가치도 높였다는 평가다. 시는 축제로 인한 총 경제적 효과를 4033억 원(직접효과 1123억원, 간접효과 291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전 0시 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연간 2000여 개의 크고 작은 지역축제가 과잉 개최되고 있는 현실에서 성공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축제 예산의 관 의존성, 지역성의 결여, 지역주민 참여의 결여 등이다. 모호한 정체성은 축제의 지속성에 치명적이다. 가설무대 설치로 보여주기식의 축제와 백화점 나열식의 획일적인 축제에서 벗어난 지역만의 차별성이 필요하다. 인기 가수에 의존한 방문객 모집에는 한계가 있다. 대전 0시 축제 콘텐츠의 스토텔링을 되돌아봐야 하는 이유다.
특히 지속적으로 충성고객과 잠재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축제의 정체성 확립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대전시는 0시 축제의 정체성을 '경제 활성화'라고 주장한다. 경제적 효과는 결과이지 축제의 정체성으로 볼 수 없다. 정체성 확립을 통해 지역민의 참여를 높이고, 대전만의 색으로 전국은 물론 전세계의 시선을 사로 잡을 수 있다. 원도심에서 진행되는 만큼 옛 충남도청사 등 근대 문화유산이나 성심당, 스카이로드, 대전역, 지하상가 등의 장소성이 가미된 컨텐츠 개발도 필요하다.
지역축제의 거버넌스 구축도 중요 부분이다. 관 주도 행사는 행정력 집중에 따른 피로감이 높다. 지속성도 저해된다. 주변 상가 운영자들의 참여가 아닌 주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기금조성이나 연계 방안이 필요하다. 지역 주도에 따른 유성구와 서구 지역민의 참여도 확대할 수 있다.
지역 한 축제 전문가는 "대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축제를 육성하고 경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왜' 0시 축제에 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집중하는지에 대한 대전시민의 물음을 해결해 줘야 한다. 그래야 주민 참여와 화합을 통해 축제의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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