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 긴축 종식 기조가 확산되면서 세계 증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위원 대다수가 9월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통화정책 제1의 관리 목표인 국내 물가 수준도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3% 아래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비교적 안정적인 추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국내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를 대한 신중론을 펼치면서도 경제 상황이 나아지고 있음을 함께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높게 유지함으로써 내수 부진을 더 가속할 위험이 있는 반면,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금융 안정 측면에서 지금 들어오는 시그널을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 현재는 금리를 동결하는 게 좋지 않은가 하는 게 금융통화위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더 커졌다"며 "물가 수준만 봤을 땐 기준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판단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은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제시하자, 지역 경제계에서는 초조함을 나타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당장 겪고 있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한은 대전세종충남본부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중 대전·세종·충남지역의 제조업 업황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75로 전월에 비해 9포인트 하락했으며 다음 달 업황전망BSI도 74로 전월에 비해 6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비제조업 업황BSI는 69로 전월에 비해 1포인트 하락했으며 업황전망 BSI도 69로 전월보다 3포인트 낮아졌다.
한은의 조사결과, 지역 기업들이 경영애로사항으로 꼽는 핵심은 내수부진, 불확실한 경제 상황, 인건비 등이다. 모두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악화된 분야로 그동안 버텨왔던 기업들도 이제는 한계에 달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지역 내수 경제의 위축으로 매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다"면서 "금융비용 부담이 큰 만큼, 현재 상황이 길어질수록 지역 경제의 전반적인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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