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모습. 제공은 대전세종연구원 자료 |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 4개 시도는 올해 5월 이미 충청광역연합의 닻을 올렸다.
대구와 경북, 부산과 경남이 행정통합의 첫 걸음을 시작했고, 호남권도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수도권 집중화라는 '위기' 극복을 위해 "뭉쳐야 산다"는 충청권의 움직임이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메가시티는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는 '지방 생존전략'으로 제시돼 왔다. 수도권에 집중되는 인재들의 유출을 막기 위해 지방을 수도권에 버금가는 경제·생활 구역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처럼 지방에서도 거점 도시를 주축으로 산업과 각종 생활 인프라가 뒤따른다면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메가시티가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고, 수도권과 대등한 수준으로 가는 '만능 키'는 아니다. 광역 도로망과 산업 인프라, 주거단지 형성, 도시 간 관계와 역할 형성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하다.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이 203년 9월 13일 '제32회 충청권 행정협의회'를 열고 충청권 상생발전을 위한 역량 결집에 나섰다.사진제공은 대전시 |
충청권 행정협의회에서 통합 논의를 시작한 지 12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충청광역연합은 각 지자체의 상위 개념 법인 같은 기구다. '시'와 '도'로 구분돼 있던 기존 상태에서 이 둘을 묶는 더 큰 개념이 생기는 것이다. 메가시티라 언급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충청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건 지방자치법 제199조에 의거한 '특별지방자치단체'다.
충청권 메가시티는 대구·경북, 부산·경남의 행정통합과는 달리 하나의 광역생활경제권을 지향한다.
충청광역연합은 550만명으로 경기와 서울에 이어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광역 지자체가 된다. 4개 시·도가 모인 충청권에서는 시장과 도지사 중 1명이 임기 1년으로 특별지방자치단체장을 맡기로 했다. 충청권 특별자치단체는 ▲초광역 도로망 구축 ▲초광역 철도망 구축 ▲광역철도 사업 건설·운영 ▲초광역 대중교통망 구축 등 20개 사무에 착수할 계획이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2023년 3월 24일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7 하계U대회 창립총회에 참석해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기원하고 있다. 사진제공은 대전시 |
김태흠 충남지사도 최근 도의회 업무보고에서 연내 출범을 준비 중인 충청광역연합과 관련해 "임기 내 완전한 행정통합까지는 아니어도 유럽연합(EU) 같은 연합체 수준까지는 이뤄낼 것"이라며 "뿌리가 같은 충남과 대전은 행정통합까지 갈 수 있도록 투트랙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과 김 지사는 행정통합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세종시는 행정통합으로 인해 '세종특별시'란 위치를 잃을 수 있어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행정수도 완성이라는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성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충북은 별다른 입장을 내고 있지 않다.
충청권 4개 시·도의회는 2023년 11월 30일 세종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충청권 초광역의회' 구성을 위한 규약(안)에 전격 합의했다.사진제공은 대전시의회 |
최호택 배재대 교수는 "수도권 인구가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을 넘으면서 다양한 갈등과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수도권 일극체제 대응과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통합이나 협업이 중요하다"면서 "조급함보다는 장기적 관점으로 주민 협의를 이끌어내고, 지방정부 권한 확대에 한목소리를 내 자치분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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