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복 대전시 환경국장은 21일 대전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호우 및 예측 불가한 집중호우 등으로 갑천의 치수가 불안정하여 퇴적토 제거 등 하천 치수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사업을 유예한다"면서 "3대 하천 구간 연장 길이가 70㎞가 넘고, 국가하천으로 중앙부처와의 협의,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절차가 많아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민선 8기에서 갑천 물놀이장 조성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갑천 야외 물놀이장 조성' 사업은 대전시가 158억원의 예산을 들여 유성구 도룡동 대전컨벤션센터(DCC) 앞 갑천 둔치 일원에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물놀이장 및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현재 시는 물놀이장 조성을 위해 5억 원을 들여 설계를 마친 상태로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물놀이장 조성 전체 예산은 158억 8000만 원 중 올해 예산 약 100억 원을 반영해 놨지만, 잠정 중단으로 예산은 다른 곳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매년 집중호우로 인한 하천 침수로 '혈세 낭비'가 될 수 있다며 다수의 지역 시민단체들이 반대를 해왔다.
지역 11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20일 논평을 내고 "지난 8일 백경오 국립한경대 토목공학과 교수와 함께 갑천 물놀이장 예정 부지를 살펴본 결과, 하류인 데다 보로 막혀 있어 유속이 천천히 흘러 퇴적물이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면서 "대전시는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물놀이장을 둔치를 깊이 파서 진행한다고 하지만, 불투수(물이 스며들지 않는) 형태 시설물인 물놀이장이 둔치에 만들어지면 이곳에 퇴적물이 더 쌓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사업을 매년 여름 강우 때마다 침수와 복구가 반복되면서 무의미한 예산 지출이 발생하는 구조를 가지게 되는 전형적인 재정낭비 사업으로 보고 있다.
시는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호우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하천 퇴적토 제거 사업 세부추진계획을 수립 중이며, 환경부와 협의를 거쳐 2025년 우기 전까지 퇴적토 제거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박 국장은 "시장님이 집중호우 피해 이후 하천 준설을 신속하게 진행하라고 주문을 했다"면서 "물놀이장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인 측면에서 하천 정비를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장우 대전시장은 6일 가진 확대간부회의에서 내년 우기 전 3대 하천 준설 완료를 위해 시 추경을 미리 반영한 '동절기 대대적 하천 준설' 등 최우선적인 추진을 강조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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