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해외 연수만큼 여론의 뭇매를 맞는 사안도 드물다. 여기에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 대부분의 국외 연수가 공무보다는 관광 일정에 치우치며 '패키지 여행'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무 목적으로 해외 관청 등을 방문해도 통역사의 전문성 부족으로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사정이 이러니 연수 진행 업체가 기행문 수준의 보고서를 의원 대신 작성해 망신을 당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 지방의회에선 해외 연수 논란 외에도 곳곳에서 듣기 불편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지방의회는 후반기 출범 두 달이 다되도록 감투싸움으로 원 구성을 하지 못해 비난을 사고 있다. 대전시의회 윤리위원회는 최근 성추행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송활섭 의원에 대해 제명을 의결했다. 천안시의회 한 의원이 의회사무국 여성 공무원을 추행한 사건으로 천안시청 공무원노조가 최근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지방의회가 1991년 부활해 33년이 지났지만 지역민에게 여전히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했던 지방의원 의정비는 현재 연 5000만~6000만원 수준까지 올랐지만 지역주민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방의회에 대한 지역민의 불신은 크고, 지방의원들은 '그들만의 의사당'에 갇힌 것이 현실이다. 안 의원의 국내외 연수 불참 선언이 지방의원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로 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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