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대전하나시티즌, 기업구단 5년 톺아보기] 이대론 결국 또 되풀이…"미래로 나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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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대전하나시티즌, 기업구단 5년 톺아보기] 이대론 결국 또 되풀이…"미래로 나아가야"

기업구단 체제 아래 독선 행보 아닌 화합 행정 필요
금융권 출신 인사 단행 넘어 포용 리더십 인사 절실

  • 승인 2024-08-21 17:58
  • 수정 2024-08-21 18:05
  • 신문게재 2024-08-22 3면
  • 심효준 기자심효준 기자
프로축구 K리그 역사상 최초로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전환한 하나금융그룹 스포츠단 소속 대전하나시티즌이 재창단 5년 차를 맞았다. 이 기간 크고 작은 역경과 고난에도 대전은 시민들과 축구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2015시즌 이후 8년 만에 K리그1 무대를 다시 밟았다. 승격 첫해인 2023시즌 공격 축구라는 새로운 신드롬을 일으키며 잊혀졌던 '축구특별시'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지만, 올해 행보는 아쉬움과 탄식을 자아내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경기력이 흔들리더니 현재 최하위권으로 추락해 승격 2년 만에 2부리그 '다이렉트 강등' 위기까지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벼랑 끝 위기에 봉착한 이유로는 다양한 원인이 지목된다. 기업구단으로 탈바꿈한 이후에도 시행착오를 여전히 지속하고 있고,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점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어서다. 이를 두고 축구 팬들과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조직구조와 운영방식 등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는 실정이다.

이에 중도일보는 3차례 시리즈를 통해 대전하나시티즌의 과거와 현재를 톺아보고 구단이 마주한 현실을 진단해 더 나은 프로축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하)<미래> 이대론 결국 또 되풀이…"미래로 나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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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하나시티즌 공식 서포터즈 대전러버스가 3월 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의 홈 개막전 경기가 끝난 후 현수막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대전러버스 SNS 캡처)
최근 대전하나시티즌을 중심으로 공론화된 각종 문제들의 원인은 '비전문가'로 구성된 인력 구조에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전시티즌 양수·양도 과정에서 선수단과 사무국 직원 대부분 고용 승계했지만, 정작 현재 구단 운영 전반의 결정권을 가진 단장과 사무국장, 실장 등 인사는 '하나금융그룹'의 금융권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대전이 하나은행의 '회전문 인사 창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두고 축구계 안팎에선 구단의 전반적인 조직구조와 운영방식을 두고 대대적인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불거진 팬들과의 대립 양상도 결국 구단 측의 수동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불통 행보'와 '소통 부재'가 문제가 됐듯, 현재와 같은 조직 구조에서는 같은 문제가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외적으로 확산한 문제뿐 아니라 최근엔 구단 내부 갈등 조짐도 관측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때문에 축구계와 관련 없던 금융권 출신 중심의 인사가 아닌 구단 운영과 조직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축구계 관계자는 "대전은 최근 몇 년간 임원직과 사무국의 핵심 자리에 축구계에 관심이 부족한 하나은행 출신 퇴직자들을 중점적으로 배치하면서 각종 부작용을 스스로 야기하고 있다"며 "대전은 하나은행 명예 퇴직자들의 안식처가 아니다. 지금처럼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구단 내부 조직 간의 갈등도 머지않아 커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세환 한밭대 스포츠건강과학과 교수는 "프로축구팀의 단장 등과 같은 주요 자리는 프런트와 선수단뿐만 아니라 구단주와 지역 홈팬들까지 모두 아울러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부여되는 자리다. 이 점이 등한시되면서 현재 각종 불협화음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인사를 단행할 때 주어진 역할을 적절히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을 신중하게 선별해야 한다. 하나은행 등 금융권 이해관계에 중점을 둔 인사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축구계에 이해가 높고 능동적 태도의 훌륭한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는 개입하지 말고 과감하게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하나금융축구단에 운영 허가를 준 대전시도 감시 기구의 역할을 일부 수행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대전은 하나금융그룹의 개인 소유물이 아닌 지난 22년간 1000억여 원의 시민 세금이 투입된 엄연한 지역의 문화유산 중 하나라는 해석에서다. 기업구단으로서의 운영 방침을 존중하되, 시민구단에서 출발한 대전의 역사와 전통성을 잘 보존할 수 있도록 시가 함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세환 교수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대전의 운영 주체는 엄연히 하나금융축구단이라는 재단이지 하나은행의 소유가 아니"라며 "하나금융그룹이 대전시티즌을 실질적으로 인수할 수 있게 협조한 대전시에서도 책임감을 느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운영 개입은 아니더라도 대전시티즌의 역사와 전통 계승을 돕고 대승적 발전을 위해 구단이 지역 축구계와 긴밀한 협조와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나서줘야 한다"고 했다.

하나금융그룹이 스포츠 마케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금융권 특유의 영업방식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는 비판도 높다. 활발하게 진행되는 자사의 금융상품 홍보와 비교해 팀 정체성과 유니폼 색상, MD상품 개발 등과 같은 팬들의 요구 수용엔 한없이 소홀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권혁민 대전러버스 회장은 "그동안 여러 사태를 겪으면서 구단이 대전러버스와 소통을 거부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구단이 불통의 태도를 지속한다면 앞으로도 무언가를 협력해 함께 해나가긴 어렵다는 판단을 했다. 팬들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때면 팀에 대한 애착이 진정으로 있으신 분들인가에 대한 아쉬움이 들 때도 있다"며 "구단이 이전의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소통의 태도로 돌아와 협력하기 전까지 협력은 어려울 것 같다. 대전러버스는 선수단과 경기력에 방해받지 않도록,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끝까지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단을 향해 응원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심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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