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 전경. |
21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내 사교육 절감형 학교에 투입되는 예산이 2023년 7억 200만 원에서 올해 7200만 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대전교육청은 예산이 줄어든 만큼 교육부 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해 사교육 절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날 교육부가 발표한 '사교육 부담 없는 지역·학교' 1차 선정 명단에 대전은 빠져 있다. 이번 교육부 공모에 선정됐다면 최대 7억 원의 특별교부금(지역교육현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대전교육청이 운영하는 사교육 절감형 학교는 중·고등학교 방과 후 활동 중 교과보충 프로그램, 자기주도적 학습, 학습 멘토링, 논술 관련 프로그램 등 학교 자체 사업을 추진할 때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고등학교는 2학기 대입 면접지도 등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023년부턴 체대 입시 준비 학생을 위한 거점학교를 지정해 예체능 학생까지 지원을 확대했다.
2023년 대전교육청은 1교당 약 800~900만 원을 지원했지만 관련 정책의 예산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현재는 교당 약 2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사교육 절감형 학교를 운영하는 곳도 2023년 97곳(중등 49교·고등 48교)에서 2024년 38곳(중등 18교·고등 20교)으로 축소됐다.
초등은 2학기부터 늘봄학교 전면시행을 통해 공교육 제도권 안에서 학생들을 돌보고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고 해마다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사교육 시장의 참여율이 비교적 높은 중·고등학생 대상 사교육 절감 정책은 퇴보하고 있다. 대전교육청이 초등 늘봄학교 확대에 집중하면서 중·고등 지원 예산이 삭감된 것으로 보인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교육 시장으로의 유입이 활발한 것으로 분석돼 대전교육청이 시행하고 있는 사교육 절감 정책에 대한 보완이 절실하다.
3월 통계청이 발표한 대전 학생 사교육 참여율을 살펴보면, 초등학생은 86%로 전국 평균과 동일한 수치로 기록됐고 전년 대비 0.8%p 감소했다. 중학생은 73.1%로 집계돼 전국 평균 75.4%보다 낮다. 전년 대비 1.9%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고등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2022년 62.8%에서 67.3%로 4.5%p 증가했다. 또 전국 평균 66.4%보다 0.9%p 높다.
대전교육청은 사교육 절감을 위한 정책을 모색하고 비슷한 종류의 사업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전교육청 사교육 절감 담당자는 "교육부가 제공하는 특별교부금으로 추진하던 사업이었지만 올해 지원금이 줄어들면서 축소됐다"며 "이번 공모는 9월에 예산이 나와서 2월까지 소진하고 집행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데 대전교육청이 제안했던 사업이 시기적으로 촉박한 사업이라 탈락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5년 상반기에 비슷한 형태의 공모가 진행될 때 선정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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