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일이 만난 사람]예술사랑 토파즈 창립한 김두헌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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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이 만난 사람]예술사랑 토파즈 창립한 김두헌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생활법률과 행정법 교과서>, <재밌는 음악사 이야기> 책 발간 계획
5년 후엔 종합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주식회사 '파즈' 설립 예정

  • 승인 2024-08-21 15:32
  • 신문게재 2024-08-22 7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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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 개그'와 '성대모사'의 달인이자 록 발라드를 좋아하는 ‘노래하는 변호사’, 사법연수원 시절 ‘노역장유치’라는 밴드의 보컬 출신이기도 한 다재다능한 변호사가 1년이 넘도록 준비해온 비영리단체 예술사랑 토파즈가 창립 5개월째를 맞아 이제 한껏 무르익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예술사랑 토파즈 창립을 1년 넘게 준비해온 핵심 실무자가 바로 김두헌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이다. 이에 김두헌 변호사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법조인으로서의 이야기, 예술사랑 토파즈에 관한 이야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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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생활을 해 오신지 21년 차신데 법조인으로 사는 삶이 어떠셨는지요.

▲ 변호사 생활은 하면 할수록 어렵습니다. 운전할 때 초보자가 시야가 좁아 앞만 보며 직진만 하는 것처럼 처음에는 굵직한 쟁점만 보입니다. 그러다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이다 보니 지금은 이것저것 다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의 쟁점뿐 아니라 여러 특별법아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인지 등등 모든 법을 살펴보면서 사건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 감은 있습니다. 그러나 일의 처리속도는 그리 빨라지진 않는 것 같아요.

한밭초 학부모 수업때
한밭초 학부모 수업때
일반인들은 재판이라고 하면 어려운 법률이 문제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재판은 그 이전에 실제 그러한 사실이 있었냐 하는 사실확정 문제가 대부분이고, 이것이 가장 어려운 분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실관계의 확정이 왜 중요하냐면 예를 들어 오판으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고 합시다. 징역 5년 이상을 살고 나오면 시대는 많이 변해 있고 적응하는데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경제 활동을 못 하게 되면서 가족관계와 친구 관계가 다 끊기고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멀어지게 마련입니다. 사회적으로도 저 사람이 교도소 갔다
법률콘서트를 마친 후
법률콘서트를 마친 후
온 사람이라는 평가가 따라다니지요.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법리적으로는 ‘실체적 사실관계의 확정’이라고도 하는데 모든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요즘 재판을 해 보면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람의 일생이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에 의해 좌우될 수 있어서 신중해야 하는데도 말이지요. 똑같은 사실관계를 갖고도 사실을 왜곡합니다. 변호사란 직업이 의뢰인의 거짓말을 대변하는 직업처럼 보이기도 하고 거짓말 대변을 잘 해주는 게 유능한 변호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법조인끼리도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의 시대입니다. 미국에서는 ‘lawyer’를 ‘liar’, 즉 거짓말쟁이라고도 하지요. 그러다 보니 대부분 변호사가 의뢰인을 장악하지 못합니다. 서울 재판을 가보면 마치 도떼기시장 같습니다. 게다가 변호사들의 서면도 너무나 날이 서 있습니다. 이혼 사건소장을 보면, 원고는 그야말로 이런 천사가 없습니다. 그에 반해 상대방은 악마 그 자체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워왔는지 모를 정도이지요. 다는 아니지만 이게 요즘 재판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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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어느 분야를 많이 하셨나요?

▲ 저는 비교적 형사사건을 많이 맡았었고 무죄 사건도 지금까지 47건을 받았습니다. 무죄라는 결과도 좋지만 판결문에 제가 작성한 변론요지서가 그대로 인용되거나 새로운 판례를 만들 때 보람이 있습니다. 소방기본법 관련 무죄판결은 하나의 리딩 케이스가 되고 있지요. 그리고 저는 전문이 무엇인가 물어보면 '재혼 전문입니다'하고 답합니다. 이는 이혼 사건은 잘 안 한다는 의사 표현입니다. 지금까지 동창 6쌍을 이혼시켰는데 나중에는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오더군요. 남의 가정을 이어주지는 못할망정 깨 놓았다는 자괴감이 드는거죠.

그리고 변호사 비용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 저는 되도록 의뢰인의 경제 상황에 따라 합리적인 차별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분들이 오시면 적게 받고, 있는 분들이 오시면 많이 받는 그런 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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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사랑 토파즈는 예술 향유뿐 아니라 정책 제안 등 포털 서비스 성격을 갖고 있다지요?

▲ 예. 그렇습니다. 토파즈는 단순히 문화예술을 공유하고 즐기는 모임이 아닙니다. 현재 회원 수는 100여 명에 육박합니다. 그리고 현업 예술가들도 일부 계시지만, 회원들은 매우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계십니다. 저는 이 모임을 만들면서 과연 어떠한 모습의 예술단체가 좋을지 고민했고, 그 어디에도 없는 단체를 만들어보자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최초 모임 날로부터 거의 1년에 가까운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4월4일 창립총회를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만큼 예술사랑 토파즈는 어디에서 뚝 떨어진 모임이 아닙니다.

제 자랑 같지만 저는 조직을 여러 개 만들어봤고 리더도 해봤습니다. 조직을 만들 때는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사람’, ‘돈’, ‘규약’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조직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키맨’을 잘 뽑아놓아야 합니다. 어느 조직이나 대표자가 아니라 그 조직의 키맨들을 빨리 파악해야 그 조직과 일을 하기가 매우 편하게 됩니다. 그리고 조직을 체계화시켜놓으면 그다음부터는 조직이 알아서 굴러갈 수 있어서 이 작업도 중요합니다. 체계화가 되면 회원이 많고 적음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대기업 총수가 일일이 사사로운 일에 관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예술사랑 토파즈는 이사장을 정점으로 하는 이사회, 고문단, 자문위원회, 각 분과위원회와 감사단, 그리고 사무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들이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면서 어느 한 곳에 권력이 집중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반 회원들은 자신이 원하는 분과를 선택하여 실질적으로 문화예술활동을 하도록 하고 있고, 분과위원회는 이사장도 그 권한을 침해할 수 없도록 철저히 자율성과 독립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저희 운영방침의 전제는 전 회원이 모두 평등한 원탁의 기사라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완벽할 수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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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예술사랑 토파즈에서 키맨이라 할 수 있는 분들이 계실까요?

▲제 생각에는 제가 아닐까 합니다만(웃음) 농담이고요. 토파즈의 키맨은 고문단, 자문위원회, 그리고 분과위원장님 등 여러 곳에 포진해 계십니다. 그 분들 존함을 일일이 거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 사무처에서 키우고 있는 분이 한 분 계십니다. 바로 토파즈의 입이라 할 수 있는 대변인과 공보수석 역할을 하는 김유진 간사(AIG 세종지점장)입니다. 앞으로 향후 5년 이내에 대내외적인 업무도 충분히 가능할 만한 능력을 갖추고 계시지요. 또 양은화 회원관리국장님은 모임의 비타민 같은 역할을 하고 계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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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좌우명은 어찌 되시나요?

▲저의 좌우명은 '웃긴 놈은 되되 우스운 놈은 되지 말자. 편한 사람이되 쉬운 사람은 되지 말자'입니다. 이게 아프고 난 이후의 제 좌우명이 됐죠. 웬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썰렁 개그를 즐겨 하죠. 성대모사를 잘하는데 오래전엔 전두환 전 대통령 성대모사도 많이 했습니다. 좌중을 압도하는 분위기 메이커가 되어 버렸죠.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게 되면서 능청스러워지고 능글능글해졌습니다(하하하).

그리고 전 50세 전후로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음악의 치유력을 경험했고, 앞으로의 삶은 문화예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여러 음악가님을 만나 뵙게 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존중과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예술은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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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사랑 토파즈의 목표는 뭔가요?

▲ 예술사랑 토파즈의 가장 기본은 문화예술을 공유하고 같이 참여하면서 예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있습니다. 이는 모든 문화예술단체가 가지고 있는 특징입니다. 그래서 저희 단체는 다른 모임과는 차별화된 다음과 같은 발전 방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토파즈 네트워크의 확립입니다. 회원간 서로 교류하고 친목을 도모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가는 겁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업체와 회원들이 토파즈 내에서 원스톱으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하면서도 효과적인 네트워크를 수립하는 거죠. 특히 저희 조직은 그 어느 예술단체도 갖지 못한 의료 및 복지분과위원회, 지식재산 및 권리구제위원회, ESG 환경봉사분과위원회를 두고 있습니다. 그 회원들의 면면을 보면 쟁쟁한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지요. 그래서 타 조직을 거치지 않고도 저희 조직 내에서 회원들이 필요한 여러 지식이나 경험, 사업에서의 도움 등을 얻을 수 있죠.

두 번째 목표는 문화예술의 통합주의 선언입니다. 순수예술 분야와 대중예술 분야의 통합과 협업, 국악과 클래식의 통합, 음악과 미술의 협업 등을 통해 예술 간의 장벽을 허물고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문화예술의 통합을 시도하고자 합니다. 얼마 전 허정인 음악분과 부위원장님이 국악과 협업한 뉴던 음악회는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또 한동운 유벨톤 오케스트라 감독님의 아동음악회도 그러한 선상에 있습니다. 이유민 작가님이나 박수억 작가님도 서양화와 동양화를 넘나들고 계십니다.

세 번째는 정책제시단체로서의 위상 정립입니다. 단체의 영향력을 키워 시나 구의 문화예술 정책에 의견을 제시하고, 학술세미나와 포럼을 개최하면서 전문가 특강을 통해 회원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자는 것입니다. 관에 의한 문화예술정책의 주도가 아니라 실제 현업예술가들과 전문가들이 문화예술 분야를 선도하는 강하고 실력 있는 단체로 커나가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회원역량강화사업으로 이정민 대표님의 코칭기법 특강을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그리고 지식재산파트 관련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은 물론 현역 시의원을 회원으로 영입해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의견제시를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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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파즈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이고, 변호사님이 생각하는 리더의 자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토파즈는 ‘존중과 배려’, ‘긍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 궁극적으로는 ‘품격과 창의’의 덕목을 완성하고자 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술이라는 것도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람에 대한 존중이 가장 중요하지요. 이것이 빠진 품격과 창의는 허례허식에 불과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리더는 자기보다 구성원의 관점에서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규정과 규율을 내세워 구성원들의 자율성과 독립성, 존엄성을 해하여서는 안됩니다. 나아가 구성원들을 부하직원 다루듯 하대하거나 권위를 보여주기 위하여 군림하려 하여서도 안됩니다. 리더의 권위는 규율이나 규정에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조건 없는 자기희생과 구성원들에 대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존중이 리더의 권위를 돋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외되는 구성원이 없도록 따뜻한 인간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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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를 상당히 잘하시는 것으로 압니다. 대학 시절 가요제 대상도 받으시고 사법연수원 시절에는 그룹사운드 활동도 하셨다지요?

▲ 네. 최근 토파즈 회원들과 함께 목요일 오후 4시부터 4시 50분까지 방송되는 CMB 대전방송의 '날마다 좋은 날' 에 출연해 노래 두 곡을 불렀고, 이미 방송된 것으로 압니다. 노래는 신승훈의 '미소 속에 비친 그대'와 라이처스 브라더스가 부른 영화음악 '사랑과 영혼'의 OST '언체인드 멜로디'를 부르고 왔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윤종신의 '너의 결혼식'을 불러 작은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적도 있었고, 사법연수원 시절에는 29기 그룹사운드 '노역장유치'에서 리드보컬로 활동을 했었습니다. 음악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대학생 때는 ‘김경호급 가수’라고 불렸는데 지금은 코로나 후유증으로 목소리가 예전의 70% 정도만 나옵니다.

저는 수백 곡의 레퍼토리를 갖고 있는데요. 트로트부터 재즈까지 다양합니다. 노래도 물론 연습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노래를 잘 하는 이유는 노래방과 7080에서 수시로 연습을 하기 때문이라고도 하지요(웃음). 그런데 이것도 일이 되면 힘든가 봅니다. 브리티시 갓 탤런트 우승자 폴 포츠도 노래가 일이 되니 짜증 난다고 하던데요. 저는 취미로 노래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니 좋고, 힘이 없다가도 노래만 부르면 쌩쌩해집니다(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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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파즈를 만들게 된 이유가 따로 있으시다지요?

▲ 예, 제가 4년 전 쓰러져 6개월간 누워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재활 중 코로나로 두 번째 위기를 겪었지요. 당시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기적같이 회생했는데요. 당시에는 저승사자가 찾아올 정도로 생사의 갈림길에 있었는데 서울에서 의료기 사업을 하시는 선배님 덕분에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숨은 건졌지만 망가진 폐의 영향으로 혀가 말리고 쪼그라들면서 발음이 안 되더군요. 그래서 매일 새벽에 남선공원에 가서 한 시간 이상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런 고비를 넘기고 나서 전 음악의 치유력을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유&채 노래 교실을 운영하시는 김채아 원장님, 유철 수석강사님, 스피치교실을 운영하시는 윤치영 원장님, 마에스트로 박종학 지휘자님 등을 만나게 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제 생명을 살려준 음악을 포함한 예술과 예술인들을 위해 여생을 바치기로 하고 예술사랑 토파즈를 만들게 된 거죠. 노래 음악치료로 재활에 성공한 셈입니다. 하루에 400곡도 불렀죠. 이제 50대 초반인데 언제 죽어도 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인생은 덤으로 사는 인생이니 나를 살려준 예술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토파즈를 만들었던 거죠. 덤앤더머(바보 같은 남자 두 명을 쌍으로 함께 지칭하는 말) 인생이랄까요. 화나는 일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제 개인 일로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다만 조직이나 모임에 해를 끼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공분을 하죠. 제가 모임을 여러 개 하다 보니 각계각층 인물들을 예술사랑 토파즈로 모셔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총선 때는 정치적 중립성을 철저히 지켰습니다. 예술단체는 자율성이 있어야 하고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과정에서 일부 다른 모임을 나오기는 했지만 저는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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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변호사님은 젊은 시절에 선거방송 진행자로도 왕성하게 활동하셨지요?

▲ 예. 2010년도 지방 4대 선거 TJB 후보자 토론회 사회를 보았습니다. 이 인연으로 두 번의 대선에서 한번은 후보자 캠프의 법률정책발전 특별위원장으로서, 한번은 당의 법률고문으로서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를 발판삼아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에서 근무해보고 싶었는데 쉽지는 않았어요. 이런 게 지방 홀대론이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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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변호사님은 어떤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내셨는지요.

▲저희 외가는 일본강점기부터 서울에서 오리온 제과와 쌍벽을 이루던 큰 과자 공장을 운영하셨답니다. 돌아가신 큰이모님께서 생전에 '두헌아, 전쟁만 아니었으면 너도 재벌 3세였을 텐데'라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저희 외가는 6·25전쟁으로 공장이 폭격 맞고 피난 내려간 부산에서 시작한 기름집마저 화재로 전소되면서 완전히 망하게 됩니다. 저희 어머니 7세 때랍니다. 제 위로 누나가 하나 있었다는데 태어나자마자 죽고, 저도 죽으려고 해서 한동안 원시적인 인큐베이터에서 지내다 극적으로 살아났답니다. 그런데 아버님께서 제가 3살 때 작고하시면서 어머님께서는 저를 큰이모에게 맡기시고 생계를 위해 일을 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늘 말이 없는 내성적인 아이였고, 있는지도 모르는 존재감 없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사촌 누나가 속아서 샀다는 카세트테이프 38개짜리 클래식 음악을 듣게 되었습니다. 카라얀으로 대표되던 베를린 필의 베토벤, 유진 오먼디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드보르작, 정경화의 멘델스존과 야사 하이페츠의 찌고이네르 바이젠까지...게다가 두툼한 해설서도 내용이 잘 되어있었죠. 그런 계기로 학교음악실에 있는 피아노로 체르니를 떼기도 했고, 악보 보는 법부터 화성학까지 그 당시 학교음악실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다 찾아 배웠습니다. 음악을 배우면서 성격도 밝아져 고1 수학여행 때 조덕배의 '꿈에'를 불러 대상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지휘나 작곡을 진로로 삼고 싶어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는데 노발대발하시면서 어렵게 키워놓았더니 딴따라 된다고 한다면서 화를 많이 내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음악을 딴따라라고 생각하셨다기보다는 당신의 형편상 막대한 교육비가 들어간다는 예체능 과목을 지원해주지 못하시는 자신을 탓하신 거라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그때 이후 전 음악과는 연을 끊었고 다시 팍팍한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고 3 진로 결정 때도 가정 형편상 4년 장학금을 받아야 대학을 갈 수 있었던 저는 고민을 했고, 담임선생님께서 고시합격률이 톱 클래스급이었던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써보자고 제안하셨습니다. 다행히 4년 장학생이 되었고 과 차석으로 졸업한 후 사시까지 되긴 하였습니다. 그러나 4년 장학생이라는 건 학비만 면제일뿐 생활비는 벌어야 했기 때문에 안 해 본 아르바이트가 없습니다. 50kg 유리 나르는 아르바이트,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주장한 영국의 윤리학자이자 사회철학자이자 경제활동가이자 법률학자인 제레미 밴담의 원서 번역하기 등은 물론이고 막노동까지 하면서 인부들이 왜 길고 안 빨리는 긴 담배를 피우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기간에 클래식을 단 한 번도 찾아 들은 적도 없고 음악은 완전히 잊은 상태였습니다. 저는 대학교 때 외무고시를 준비하다가 사법고시로 방향을 돌려 25세에 합격했습니다.

저는 역사, 특히 고대사에 관심이 많아 삼국사기도 완독했지요. 고고학과 문화인류학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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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신가요?

▲ 예술사랑 토파즈도 완벽한 모임은 아닙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그러나 조직을 완비하면서 10월경 자체역량강화사업으로 ‘저작권포럼’을 개최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권오식 변리사님과 검찰에서 퇴직하신 신동훈 법무사님 등이 활동 중인 지식재산 및 권리구제위원회를 주인공으로 하여 사업을 진행해 갈 생각입니다. 이처럼 예술사랑 토파즈는 각 위원회가 독자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사무처가 독려하고 서포팅해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특히나 심예서 사무차장님께서 내부적 업무를 야무지게 추진하고 계셔서 큰 힘이 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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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건강에 유의하면서 성실한 변호사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제 자녀들이 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늘 생각하죠.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책을 좀 내고 싶어요. 계획으로는 <재미있는 음악사 이야기>와 <생활법률 서적>, 그리고 전문서로서 <행정법 교과서>를 한번 내보고 싶습니다. 재미있는 음악사 이야기에서는 음악가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루려고 합니다. 일례로 '헨델은 왜 음악의 어머니인가'와 같은 테마를 쓰려고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약 5년 후엔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주식회사 '파즈'를 설립하려고 합니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다 아우르려고 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말씀드리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네요. 일단 지켜봐 주십시오. 남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고자 합니다. 예술사랑 토파즈가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도 문화에 술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단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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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헌변호사
-김두헌 변호사는 누구?

▲1972년 천안 출생. 선화초, 보문중, 대전 중앙고, 성균관대 졸업. TBN 교통방송 대전본부 시청자위원회 위원 역임 및 법률상담코너 진행. 교보생명 대전 재무설계센터 자문단 변호사 역임. 충남도 행정심판위원회 위원 역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자체평가위원회 위원 역임. CMB 시청자 참여프로그램운영위원회 운영위원.대한법률구조공단 법률구조위원.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진흥위원회 위원. 대전시 지속발전 가능 협의회 감사.김두헌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예술사랑 토파즈 사무처장 등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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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시즌 개막…대전 바이오기업 꿈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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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발표에 대전 상장기업들의 주가 추이에 이목이 쏠린다. 시장 전망치가 위축하고 있지만, 바이오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역 기업들이 연일 최고가를 갱신하며 기대 심리를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대전에 위치한 알테오젠의 주가가 이날 오전 장중 40만 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갱신했다. 이는 1년 전 보다 약 598%가량 급등한 수치다. 장이 마감하는 오후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약세로 돌아서며 3.5% 하락한 채로 문을 닫았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상승세는 여전..

[2024 국감] 소진공 국감서 `뭇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등 질타
[2024 국감] 소진공 국감서 '뭇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등 질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뭇매를 맞았다. 소진공이 발행하는 지류형 온누리상품권의 부정 유통이 심각하다는 지적과 티메프(티몬·위메프) 긴급경영안정자금 집행률 저조, 수요가 급증한 백년가게 사업 예산을 줄였다는 비판 등이 쇄도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지혜(경기 의정부 갑) 의원은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가 늘어나며 부정유통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건수 대부분이 지류 상품권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2023년 적발 액수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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