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필수의료·지역격차' 사직 전공의가 바라본 의료현안 '3가지'

  • 사회/교육
  • 건강/의료

'응급실·필수의료·지역격차' 사직 전공의가 바라본 의료현안 '3가지'

대전 서구의사회 지역 전공의 대상 공모전 실시
지역 의료현안 고민 담아 정책제안 담아 '눈길'

  • 승인 2024-08-20 17:52
  • 신문게재 2024-08-21 2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20240819_193255
대전 서구의사회가 지역 전공의를 대상으로 의료현안 정책 공모전을 실시해 의견을 수렴했다.  (사진=임병안 기자)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하는 권역 의료 바우처를 만들어 필요 이상의 권역 외 진료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부득이하게 타 지역 의료기관이 꼭 필요한 경우 의뢰서에 기반해 추후 보험 심사원에서 평가해 바우처와 같은 혜택을 주는 것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하영 충남대병원 사직 전공의.

대전 서구의사회가 19일 대전지역 전공의를 대상으로 개최한 의료현안 정책 공모전에서 지역 의료 숙제가 고스란히 제시됐다. 의사이면서 전문의가 되고자 수련을 선택했다가 지금은 사직한 전공의 20명이 의료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과 고민을 담아 제시한 리포트가 눈길을 끈다.

건양대병원 내과 전공의를 사직한 의사 김현수 씨는 이날 공모전에서 지난 7년 동안 대전 대학병원 레지던트 지원율 추이를 분석해 전공의에게 필요한 것은 '수련 기간 동안 충분한 교육을 받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충남대·건양대·을지대병원 레지던트 지원율을 조사해 흉부외과는 7년간 지원자가 4명뿐이었고, 소아청소년과에서는 2023년 지원자 0명, 올해 1명으로 급격히 악화돼 당장 체감은 어렵겠지만 진료 어려운 과목이 곧 진료 자체가 불가한 쪽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직 전공의 김 씨는 "비록 현재는 사직한 신분이지만 많은 고민 끝에 바이탈과를 선택해 최근까지 대학병원에서 수련 중이었던 전공의고, 대전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대전시민으로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라며 "수련기간 동안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는 환경을 지켜줘야 젊은 의사들이 생명을 지키는 진료과에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양대병원 사직 전공의 김승호 씨는 응급실에 진료 과부하를 초래하는 음주환자 관리에 대한 고민을 담아 "울산시가 주취 환자 구호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민간 주취 응급센터 운영을 돕는 것처럼 대전에서도 행정·재정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시했다.

을지대병원 사직 전공의 어계영 씨는 대전 내에서도 원도심과 신도심의 의료 접근성 격차 문제를 지목하며 '거점 의료 지원 센터' 구축을 제안했다. 의료 지원센터를 구축해 의료 취약지역에서 대전 도심의 대학병원으로 이동할 때 위급한 환자를 즉시 진료가능 병원으로 이송을 돕고, 지역 내 모든 의료기관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의료 정보 포털 사이트' 구축해 정보를 공유하자는 아이디어다. 이날 서구의사회는 정책공모전에 참여한 제안서를 검토해 대상과 최우수상, 장려상 등을 각각 시상했다.

이호 서구의사회장은 "의정갈등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상황에서 사직 전공의들이 의료와 환자를 향한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서 공모전을 열었고, 많은 정책제안에서 좋은 의사와 진료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의료대란을 멈추는 동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