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AI 디지털교과서 시연 현장에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0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디지털 콘텐츠 교육을 위한 디지털 교안 제작 플랫폼·콘텐츠 제작 도구는 준비된 것이 없다. AI 디지털 선도학교로 지정돼 시범운영 중인 대전 내 23곳의 학교에서 교사들이 직접 디지털 교육용 자료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는 상황이다.
2025년 초등3~4학년, 중등 1학년, 고등 1학년 대상으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둔 가운데 교육부가 올해 11월까지 디지털 교과서 교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8월 16일까지 AI 디지털교과서 심사 참여 접수를 받았고 9월 1차 심사를 한 뒤 수정을 거쳐 11월 최종 결과를 확정 지을 예정이다.
당초 정부가 정책을 내놓을 때부터 교사들의 수업 준비시간을 줄이고 학생 지도에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계획했지만 시범학교에선 예상과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대전 내 시범 운영 중인 학교 현장에선 마땅히 수업에 활용할 자료가 없어 교사들의 수업 준비시간은 기존 종이 교과서를 활용한 교육방식보다 비슷하거나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도구를 수업에 적극 도입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에 더해 교사들이 준비한 자료와 사이트 주소 등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한 콘텐츠를 학습한 후 다음 콘텐츠를 학습하기 위해선 또 다른 사이트에 접속해야 한다. 교사들은 이러한 과정이 수업을 지체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꼽으며 수업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교사들은 변화하고 있는 교육 시스템에 거부감을 느끼며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현재 시범학교로 선정된 곳은 AI 코스웨어 교육을 위해 교안을 작성하고 이를 디지털 콘텐츠로 변환해야 하지만 교사들의 디지털 경험 부족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가 산더미인 실정이다.
대전교사노동조합 관계자는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연수를 다녀와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수업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선생님들이 디지털 도구를 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다수 제기해 현재 연수를 만들어 진행을 하고 있다"며 "AI 디지털교과서 자체가 현재 제공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관련 연수는 12월쯤 실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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