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섭 위원장이 19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한국전쟁기 민간학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역위원회(위원장 최기섭)는 19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날인 20일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관내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을 위한 개토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직산읍에 인민군 부역 혐의로 200구 이상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번 유해 발굴은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 유족의 명예 회복을 도모하고 입법화 요구 기반 마련, 역사 정의 실현, 사회 통합 기여 등을 위해 추진됐다.
최기섭 위원장은 "1950년 한국전쟁기 좌우의 대립 속에 희생당한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 사업이 직산읍 일대에서 개토제를 시작으로 진행하게 됐다"며 "이는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역위원회와 천안지회에서 꾸준히 민원을 제기하고, 천안시와 시의원이 협조 속에 예산 확보로 시작되는 관내 최초의 유해 발굴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8년 지역주민들의 증언과 현장 조사를 통해 암매장지를 제시한 지 6년 만에 발굴사업이 착수됐다"며 "민간인학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역사 정의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산시는 2018년부터 지자체에서 직접 나서 유해 발굴을 추진해 설화산 등에서 200구 이상을 발견했다"며 "신원을 확인해 봉안하는 등 피해자의 상흔을 치유하고 유족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했으며, 천안시도 늦게 시작되는 만큼 더욱 철저히 준비해 희생자를 위령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천안시는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가폭력에 의해 암매장돼 차가운 땅속에서 통곡하고 있는 희생자들과 통한의 세월을 감내한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며 "이제라도 국가는 이들의 억울한 희생 앞에 사죄하고 국가 차원의 진상 규명과 입법화의 토대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광덕면 일대에 암매장지로 추정되는 제보가 접수됨에 따라, 추가 발굴 진행을 예고하기도 했다.
천안=정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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