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여행]44- 제천 청풍호 소나무 결 같은 송어의 깔끔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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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44- 제천 청풍호 소나무 결 같은 송어의 깔끔한 맛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 승인 2024-08-19 17:02
  • 수정 2024-09-26 11:03
  • 신문게재 2024-08-20 9면
  • 김지윤 기자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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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청풍황금송어. (사진= 김영복 연구가)
같은 호수를 충주에서 가면 충주호, 단양에서 가면 단양호, 제천에서 가면 청풍호다.

청풍호가 자리한 곳에 흐르는 남한강의 옛 이름은 파수(巴水)였다. 청풍 사람들은 이 파수를 청풍강이라 불렀다.

호수의 60%가 제천에 위치한 청풍호의 지명은 충주댐 수몰 이전인 1982년부터 나타나고 있다. 한편 청풍호는 충주댐 건설 직후부터는 제천시 청풍면 물태리 주변의 호수를 가리키다가 나중에는 점차 제천시 행정 구역 내의 수역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확대되었다.

제천은 물맛이 좋기로 유명한 비봉산과 청풍읍의 진산인 인지산이 자리하고 있으며 남한강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금수산이 있다. 이외에도 동산, 대덕산, 부산, 관봉 등의 명산들이 청풍호 주변에 자리 잡고 있다. 제천시 청풍면 교리, 북진리, 황석리, 후산리, 방흥리, 도리, 물태리, 읍리, 연곡리, 광의리, 계산리, 양평리와 금성면 성내리, 월굴리 등이 청풍호를 둘러싸고 있다.



이번 맛있는 여행은 금성면 성내리에 위치한 '청풍황금송어를 찾아 송어회를 맛보기로 했다.

송어회를 주문하니 붉은 송어를 도톰하고 길게 썰어 깨를 뿌려 하얀 접시에 담아 내온다.

비빔회용 적양배추, 양배추, 당근 양파, 상추, 깻잎 오이 등 채소를 썰어 푸짐하게 담은 그릇과 초고추장, 고추냉이를 넣은 간장, 다진 마늘 콩가루 등의 양념이 있어 채소그릇에 양념을 붓고 송어회와 함께 입에 넣으니 비교적 육질이 단단하고 찰지다.

쫀득한 식감이 침샘을 자극하여 지방의 고소함과 함께 맛의 절정에 이르게 한다.

송어회를 맛있게 먹고 덤으로 나오는 송어매운탕으로 밥 한 그릇을 다 먹으니 포만감에 몸이 부자연스럽다.

송어는 역시 산수가 수려한 강원도 인근 제천에 가야 맛이 있다.

충북을 벗어 난 이야기지만 강원도 지방은 유독 송어골이라는 지명이 많다.

강원도 금강산 외금강지역 백정봉구역 사령골에서 갈라진 골짜기. 송어가 많이 모여드는 개울이 흐르고 있다 하여 송어골이라는 지명이 있고, 강원도 고성군 복송리에 있는 골짜기 송어골, 강원도 천내군 회복리 송어골, 강원도 고산군 금천리 소재지의 남쪽에 있는 골짜기 송어골, 강원도 원산시 영삼리 소재지의 북쪽 송어잡이소로 통하는 골짜기 송어골 등 골짜기마다 송어가 많았다하여 송어골이라는 지명을 얻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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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청풍호. (사진= 김영복 연구가)
조선 초기의 문신·학자였던 남효온(南孝溫 1454~1492)의『동문선(東文選)』 유 금강산기(遊金剛山記)를 보면 '유점사(楡岾寺) 절에 수각(水閣)이 있어 내 남북쪽을 깔고 앉았는데, 물고기가 앞에서 뛰다가 큰물이 지면 연어(連魚)·송어(松魚)가 모두 수각 앞까지 올라온다고 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특히 조선 전기 문신이며 학자였던 성현(成俔, 1439~1504)은 '竹西樓下潭捕松魚(죽서루하담포송어)죽서루 아래 깊은 소에서 송어를 잡았다.'고 한다.

옛날부터 송어로 젓갈을 담았는데, 송어염해(松魚鹽)와 송어해(松魚)가 있는데, 송어염해(松魚鹽)는 송어를 소금으로 절여서 만든 젓갈이다. 문헌에는 송어염해와 송어해(松魚)의 두 가지로 표기되어 있다. 주로 명나라 황제에게 보낸 선물에 송어염해가 포함되어 있었다.

숙종 때 편찬된 『종묘의궤(宗廟儀軌)』에는 2월에 천신(薦新)하는 물품에 송어가 들어 있다. 홍경모(洪敬謨)의 책 『관암전서(冠巖全書)』「학성지(鶴城志)」에는 관찰사가 올리는 송어를 2~4월과 7월에 잡고, 송어해를 3~5월, 9~10월에 왕실에 바친다고 기록되어 있다.

우선 송어(Trout)하면 프란츠 슈베르트가 작곡한 가곡 슈베르트 피아노 오중주 송어( Schubert, Piano Quintet in A major, D.667 "Trout")가 떠 올린다.

송어(Die Forelle)는 독일 시인이자 작곡가로 오르간 연주자였던 '크리스티안 슈바르트 (Christian Friedrich Daniel SChubart, 1739-1791)'가 1783년에 쓴 시집에 수록된 시다.

이 시에 곡을 붙인 위대한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는 북오스트리아 산지의 작은 도시 슈타이아를 여행중, 당지의 광산업자로 음악애호가인 파움가르트너의 의뢰로 막 20살이 되었던 1817년에 곡을 썼다. 그후 이 가곡은 슈베르트에 의하여 2년 뒤인 1819년, 피아노 오중주를 위하여 작곡되고, 1821년까지 이 곡을 무려 네 차례나 수정했을 정도로 이 곡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보통 피아노 오중주는 현악사중주에 피아노가 가미된 편성인데, 이 '피아노 오중주 가장조 작품번호 667번 (Piano Quintet in A Major, D.667)'은 제2바이올린 대신 더블베이스가 포함되어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피아노가 편성되어 있다.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 (Allegro Vivace)', 2악장 '안단테 (Andate)', 3악장 '스케르초 (Scherzo: Presto)', 4악장 '안단티노 (Andantino-Alelgretto)', 5악장 '알레그로 쥬스토 (Allegro giusto)'의 5개 악장으로 구성된 이 곡은 4악장 '안단티노'가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를 주제로 한 변주곡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피아노 오중주 송어'라고 불리게 되었다.

독일어 '포렐레 (Forelle)'는 영어로 'Trout', 즉 송어다.

그런데 민물고기인지 바닷고기인지 분간을 못하고 간혹 잘 모르는 분들이 슈베르트의 숭어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가사를 잘 음미해 보면 "거울 같은 강물에 송어가 뛰노네. 화살보다 더 빨리 헤엄쳐 뛰노네."를 보더라도 숭어가 아닌 이 노래의 제목은 송어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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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회. (사진= 김영복 연구가)
이 가곡이 발표된 이 후 민물고기인지, 바닷물고기인지, 논쟁은 시작되었다.

이 슈베르트의 가곡 송어가 한국에 소개되던 시기는, 명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일일제시대로 알고 있다. 그때 송어를 숭어로 잘못 오역하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한동안 숭어로 알고 있었다.

송어(松魚)는 소나무 마디의 색과 비슷하다고 하여 송어라 불리게 되었다.

송어, 무지개송어, 홍송어, 산천어 등이 있다.

바다와 민물을 오가는 송어의 종을 가리켜 한국에서는 '송어', '참송어' '바다송어'라고 불렀다. 바다에서도 잡히고 산란기에는 회귀하므로 민물하천에서도 잡힌다는 말이다.

일반 송어와 산천어가 파생된다. 산천어는 송어가 강에 갇힌 경우인데 주로 수컷이다. 바다에 나갔다 오는 것은 대부분 암컷이다.

송어 중에는 바다를 오가지 않고 민물에 갇힌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도 역시 송어의 일종이므로 '송어'라고 부를 수 있지만, 특히 민물에서만 사는 송어를 가리켜 전통적으로 '산천어'라고 불렀다.

같은 송어라고 할지라도 바다를 오가는 종과 이 산천어는 무늬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다와 민물 하천을 오가는 송어 종류'를 '강해형(降海型) 송어'라고 하고, '민물에서만 살도록 정착한 송어'를 '육봉형(陸封型) 송어'라고 말한다.

'강해형'은 다른 말로 '강해성'이라고 하기도 하고, 한자로 '降海型'이라고 쓴다. 너무 간단한 말인데, 말 그대로 강과 바다를 오가며 생활하는 형태라는 뜻이다. 바다에서 살다가 자신이 태어난 민물 하천에 돌아와서 산란을 하는 종이란 뜻이다. 연어와 송어가 대표적이다.

'육봉형'은 한자로 '陸封型'이라고 쓰는데 이 육봉이란 말이 조금 어렵다.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육봉이란 호수나 늪에 갇혀 세대를 되풀이하는 일이라는 뜻의 아주 어려운 단어이다. 이 단어가 일반에 널리 쓰이는 현상의 일등 공신은 바로 송어이다.

산천어라는 물고기는 송어에서 갈라져 나온 종이고, 서로 교배도 가능하다. 같은 종이라 봐도 무방하다.

교배도 가능한 송어와 산천어는 유전적으로 동일하다고도 볼 수 있는데 왜 둘을 구별하기로 학계에서 정했냐면 바다에 갔다 오는가, 바다에 평생 나가지 않는가의 생활 방식에서 두드러진 차이가 나고, 이 생활 방식의 차이에 따라서 크기도 달라지고 모양과 무늬도 좀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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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회 상차림. (사진= 김영복 연구가)
송어는 바다를 오가며 살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크기도 산천어의 3배로 자라고 무늬도 다르다. 산천어는 좁은 민물에서 갇혀 살아서 크기도 송어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특히 산천어 수놈의 경우 옆줄에 특이한 문신이 생긴다. 이 줄무늬를 가리켜 파마크라고 한다. 산천어인데도 암놈의 경우에는 산천어 특유의 파마크가 나타나지 않는다.

산천어 번식의 경우에 산천어 수놈과 바다에서 회귀한 암놈 송어가 만나 번식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산천어는 신기하게도 대부분이 수놈이다. 암놈 산천어를 거의 없다시피 한다. 그렇기에 번식기에 다다라 숫자가 남아도는 많은 숫자의 수놈 산천어는 오매불망 암놈 송어가 바다에서 회귀하기만을 기다린다. 암놈 송어가 회유하면 산천어 수놈과 암놈 송어가 만나 수정하여 산란하는 것이고 이때 산란한 암놈 송어는 죽는다.

태어난 새끼는 1년간 민물에서 살다가 성장하여 그 일부는 민물에 남고 일부는 바다로 떠난다. 민물에 남는 새끼는 거의가 대부분 수놈이다. 암놈 산천어 새끼가 민물에 남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소수이다.

산천어는 대부분 수놈이고 암놈이 귀한 몸이다. 마찬가지로 바다에 나가는 송어는 암놈이 많고 따라서 민물 하천으로 회유하는 송어도 암놈이 많고 송어 수놈이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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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 매운탕. (사진= 김영복 연구가)
태어난 새끼 중 수놈은 민물에 남아서 그대로 산천어가 되고 주로 암놈 위주로 바다에 나가서 송어가 된다.

즉 이 경우를 통해 수놈인 산천어가 태어나고, 또한 암놈인 송어가 태어나는 것이다.

송어 중에 무지개 송어(Rainbow Trout)가 있는데, 무지개송어라는 이름은 몸이 알록달록 무지개색을 띠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원산지가 북미 태평양 연안으로써, 연어목 연어과의 외래종이다.

본래 캐나다, 미국 등 북아메리카에 서식했지만, 사람의 손으로 남아메리카, 일본, 뉴질랜드, 오스트레일리아, 유럽, 한국에도 외래종으로 유입되었다. 바다로 가지 않고 민물에 머무르는 육봉형(陸封型)과 바다로 진출해 성장기를 보내는 강해형(降海型)이 있다. 영어권에서는 육봉형을 무지개송어(Rainbow Trout)로 치고 바다로 진출한 강해형을 스틸 헤드(Steelhead)로 따로 구분해 부른다. 몸집도 더 크고 머리도 연어와 흡사하게 변화하므로 이런 이름이 붙은 듯싶다.

김영복 식생활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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