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비교한다면 1년 전보다 양적·질적인 성장세가 확연했다. 일방적 관 주도나 획일성의 여지가 옅은 것은 '내가 주인공'이라는 주체성을 키운 동력이다. 지역 축제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역시 자발적인 참여였다. 시민과 공직자, 자원봉사자가 혼연일체가 된 점에서 대표 문화 콘텐츠로 키워나갈 여지를 발견했다.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그만큼 적었다. 물론 관광 상품화 전략은 더 치열하게 궁리해볼 주제로 남겨뒀다.
지역적 특색의 실재는 0시 축제의 최대 강점이다. 전국 단위 인기가수나 연예인 초청으로 축제 고유성과 정체성이 상실되는 건 아니다. 축제 외연을 위해 오히려 부가될 요소다. 대전시의 지속성 있는 점검으로 이룬 3무(안전사고, 쓰레기, 바가지요금 없기)는 자랑할 만하다. 행사 구간 통제로 겪는 교통 불편을 상쇄할 대안은 더 필요해 보인다. 축제 개최와 운영에 이해관계자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점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축제 소외계층도 없어야 한다.
0시 축제는 축제의 핵심 요소인 유희성(enjoyment)과 체험(experience) 면에서도 빛난 성공작(作)이었다.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며 되살아난 원도심 문화공간의 동력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 대전 브랜드 가치와 경제적 파이 확보는 무시할 수 없다. 최근 기관들이 속속 이탈하는 원도심에서 경제·관광 활성화는 특히 지상과제가 되고 있다. 이번 축제가 내년은 물론 대전블루스(부르스) 발표 70년이 되는 내후년(2026년), 전 국민이 즐기는 행사를 기획할 밑거름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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