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대청호 모습. 사진은 중도일보 DB |
정부가 14개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먼저 이번 계획이 해마다 되풀이되는 홍수, 가뭄 피해 예방과 지역 발전을 위한 게임 중대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물론 수몰 등으로 인해 일부 지역 주민 삶의 터전이 사라지고 환경파괴 우려로 인한 반대가 없는 건 아니다.
중도일보는 이에 수면 위로 떠오른 기후대응댐 건설 배경과 효과, 주민 반응, 갈등해법 등을 집중 보도함으로써 독자들의 알 권리 충족에 나서기로 했다. <편집자 주>
홍수와 가뭄 등 '극한 기상현상'이 빈번해 지면서 수자원 효율적 활용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가 14년 만에 지천댐이나 단양천댐 등 '기후대응댐' 건설에 나서는 이유다.
물 부족은 보건과 위생뿐만 아니라, 노동 및 경제, 식량, 에너지, 안보 등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물 부족 국가는 아니지만, '물 스트레스 국가'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21년 '국가별 물 스트레스 수준의 진전' 보고서를 통해 85.52%인 한국의 물 스트레스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물 스트레스는 연평균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에서 물의 수요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강우가 특정 기간에 집중되고, 지역 편차가 커 관리가 쉽지 않다. 수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은 필수적이다.
가뭄은 심각한 수준이다. 2022년엔 남부지방에서 기상 관측 이후 가장 긴 227일 동안의 가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산업용수 부족으로 국가산업단지의 공장 가동이 중단될 뻔한 중대 위기 상황도 벌어졌다. 충남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대전·세종·충남지역이 전국에서 가뭄일수 1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이 공개한 '기상가뭄 발생 특성'을 살펴보면 대전·세종·충남 기상가뭄 일수는 51일로 전국 평균(31.4일)보다 크게 높다. 국가 가뭄예경보제가 시행된 2016년 3월 이후 충남에 가뭄 경보가 발령된 누적 기간은 무려 4년이다. 2012년 6월에는 104년 만의 극심한 가뭄으로 도내 저수지 931개소의 60%인 557개소가 바닥을 드러내 심한 물 부족을 겪기도 했다. 도내 다목적댐은 보령댐이 유일한데, 저수용량이 1억 1700만t뿐으로 전국에서 8번째로 작다. 2030년에는 공업용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업은 물론 반도체와 같은 첨단 산업 유치 등 충남 경제 전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극한 폭우' 피해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충남 부여를 비롯해 경기 파주, 전북 익산 등에서 7월 한 달 강수량이 연 강수량의 절반을 넘어설 정도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면서 전국 15개 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충남도 피해가 컸다. 충남도에 따르면 논산, 서천, 금산, 부여, 보령 주산·미산면에 지난달 8~10일 폭우가 내려 농경지 519㏊가 유실되고 농작물 1272㏊가 침수되는 등 사유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5개 시군 특별재난지역 피해액은 총 1452억 원에 이른다.
환경부는 기후대응댐 건설로 치수 능력과 미래 용수 공급 능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수용량 1억㎥급 수입천댐이 예정된 강원 양구군, 2600만㎥급 단양천댐 예정지인 충북 단양군은 공개적으로 건설 반대입장을 내고 있다. 5900만㎥급 지천댐 예정지인 충남 청양군은 일부 지역주민이 반발하고 있다. 신규 댐 14개 중 지자체가 스스로 지어달라고 건의한 것은 9개다.
이재응 아주대 교수는 "홍수와 가뭄 등 기상재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물 관련 인프라를 이용해야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댐"이라며 "극한 기상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만, 용수 부족 및 홍수 조절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이 충분하지 못해 댐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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