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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전지역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2019년 자동차 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을 의무화한 이후 중고차 구매자는 의무적으로 해당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해마다 보험료가 상승하면서 오히려 소비자 부담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10만 원대 수준이었던 책임보험료가 현재 중고차량 가격과 비례해 5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형성돼 있다. 이처럼 보험료가 상승한 원인은 보험사의 손해율에 기인한다. 실제 보험개발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해당 보험의 손해율은 2022년 6월 말 기준 82%에서 올해 6월 118.8%로 크게 늘었다. 보험사들이 손해를 메우기 위해 매년 보험료를 인상해왔다는 것.
중고차 업계는 보험요율이 증가한 원인으로 차량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성능점검기록부에 '정상'이라고 발급하는 일부 성능점검업체들의 '얌체 행위'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성능점검기록부와 다른 차량 상태 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고, 정상 영업하는 업체들까지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게 관련 업계의 전언이다.
대전에서 성능점검장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실제 차량 성능과 성능기록부의 불일치로 인해 정직한 업계와 중고차 구매고객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불필요하게 보험료가 상승해 보험사에 판매 건수와 처리 건수 등 보험요율을 알기 위한 구체적인 자료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현재 경찰에서 일부 보험사와 보증협회 간 커넥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면서 "만약 불공정 행위가 있다면 공정한 수사를 통해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는 손해율과 소비자 민원 증가에 따라 제도 개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 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 현황과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책임보험의 성능점검 방법에 대한 기준 부재가 성능기록부와 실제 차량의 성능 간 차이를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가에서 주관하는 자동차검사와는 다르게 중고자동차 성능·상태점검 관련 세부 기준이 없고 점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면서 "(성능점검업체의)도덕적 해이를 억제할 수 있는 책임보험 상품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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