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교과서 시연 현장.(사진=연합뉴스) |
上 대전 AI 디지털 선도학교 시범운영 현장 들여다보니
中 교육 대전환 선언 '무색'… 미흡한 준비, 역행하는 취지
下 속도보단 방향… 교육당국과 현장, 머리 맞대야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AIDT) 도입 전 대전교육청은 AI디지털 선도학교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2025년 일부 학년에 도입 후 2028년까지 단계적 확대를 계획하고 있지만, 디지털 활용 교육을 시범운영 중인 교육현장은 어수선하기만 하다. 디지털 교육에 익숙치 않은 교사들은 수업 중 학생들의 개별 활동 통제와 수업 준비에 급급하기 때문에 시범학교로 선정됐지만 AI 도구를 활용하지 않는 곳도 존재한다. 이런 상황 속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될 땐 실효성은커녕 혼란만 가중시킬 우려도 있다. 교육당국과 현장의 소통을 통해 정책의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대안책을 함께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안착을 위해 교육당국이 풀어가야 할 문제는 산적하다. 교실에 디지털 기기를 도입하면서 맞춤형 교육을 이끌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업 집중력 제고와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위해 현재 대전 내 23개 학교를 AI 디지털 선도학교로 정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선도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는 초 2곳, 중 10곳, 고 11곳이다.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은 대전 내 모든 학교 초 3·4학년, 중 1학년, 고 1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시각화, 체험 등 다양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교과서로 영어·수학 등의 과목에 적용해 학생 맞춤형 교육 실현을 목표로 추진하는 정부 정책이다. 현재 대전 내 AI 디지털 선도학교에서 실시하는 디지털 정보교육은 칠판과 교재를 활용한 기존의 교육방식과 태블릿 PC 등을 주축으로 한 디지털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다만 AI 디지털 선도학교로 지정돼 디지털 도구를 활용 중인 학교현장에선 기존 교육 시스템으로 복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교사들은 디지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수업 콘텐츠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 주소를 배포하고 모든 학생이 사이트에 접속을 완료할 때까지 오입력을 한 학생, 인터넷 게임을 하는 학생, SNS를 하는 학생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의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
현재 대전교육청이 운영 중인 선도학교에서 초등 1~2학년은 태블릿PC 등 디지털 도구는 활용하지 않고 있지만 그 밖의 학년들은 모두 활용하고 있어 교사들은 수업에 대한 피로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학생들이 정보교육 시간에 인터넷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생 개별통제에 어려움을 느끼는 교사들은 디지털 도구 활용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실제 수업시간은 50분 중 약 20분만 기존 수업과 비슷한 수준의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 제공된 태블릿PC의 인터넷 접속을 제한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어서 디지털 교육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대전의 한 교사는 "교사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는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하지 않아 디지털 교육을 시도했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디지털 기반 수업 활동에 있어 종합적인 솔루션이 구축되지 않을 땐 AI 디지털교과서의 수업활용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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