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개인병원에서 개원 홍보문자를 발송하면서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중도일보DB) |
18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의 한 개인병원이 지난달 '교수 출신 전문의가 직접 수술하는 병원'이라며 여러 사람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게 논란이 되고 있다. 무균수술실에 MRI, CT 등의 의료장비를 갖췄다고 소개하고 병원장 이름과 병원명, 위치와 전화번호를 적어 여러 사람에게 광고 문자를 보낸 것.
논란은 해당 병원을 한 번도 방문한 적 없었고 병원 직원들과 지인 관계도 짚이는 게 없는 이들이 개원 광고문자를 받았다는 것이다. 문자를 받은 이들 중에는 신규 개원병원과 같은 진료과목 질환으로 200m 떨어진 다른 병원을 오랫동안 다녔거나 수술한 경험이 있는 경우도 다수 포함됐다. 신규 개원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 행정직원 상당수는 200m 떨어진 A병원에서 비슷한 시기에 퇴사하고 이직한 이들로 구성됐다. 환자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이가 퇴사를 앞두고 A병원 환자정보를 저장했다가 신규 개원병원 홍보에 사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논란의 핵심이다.
문자를 받은 한 환자는 "신규 개원한 병원은 가본 적 없고 아는 사람도 없는 것 같은데 문자를 어떻게 나에게 보낸 것인지 불쾌했고, 해당 병원에 문의했어도 '건강정보 전달 차원'이라고만 들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개원 광고문자를 받은 이들 중 일부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고 특정 병원에만 보관되어야 할 환자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닌지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대전 서부경찰서는 최근까지 고소인 조사를 진행했다.
이에대해 신규개원 병원 관계자는 "저희 병원 직원들이 보유한 지인 연락처를 받아 개원 안내문자를 발송했던 사안으로 다른 병원 환자정보를 유출해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병원마다 전산시스템이 달라 개인정보를 유출해 임의로 사용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그동안 쉬쉬하던 주제에서 이슈가 불거졌다는 반응이다. 환자정보는 엄연히 의료기관이 책임지고 보유·관리하게 되어 있으나, 엑셀 형태로 손쉽게 다운로드 가능하고 개인정보에 접근하고 내려받아도 접속 기록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게 현실이라는 것.
의료계 관계자는 "보안프로그램을 갖추는 데 많은 비용이 들고, 의과대학과 수련병원 선후배로 얽혀있는 관계에서 양측이 양해만 되면 유출되었어도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정바름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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