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장 |
그렇다면, 특화단지 선정이 대전 바이오산업에 있어서 어떤 의미와 효과가 있을까? 첫째, 대전이 세상에 없는 혁신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곳으로 인정받은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대전은 국내 바이오벤처 1호인 바이오니아가 창업된 곳이고, 대전에서 창업된지 16년 된 알테오젠은 코스닥시장에서 시총 2위로 성장하여 향후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 기업이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대기업 오리온에 편입되었고, 글로벌제약기업에 기술수출로 혁신신약 개발에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글로벌기업 머크(Merck)사는 송도, 시흥을 마다하고 자사의 제조센터를 짓는데 대전을 선택했다. 이처럼 바이오기업의 성장을 기반으로 대전의 바이오산업 발전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그리고 300개가 넘는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들이 창업되어 성장하고 있음에도 대전이 신약개발하는 바이오클러스터로 인정받지 못했다. 단지 연구개발을 잘하는 정부출연연구소와 바이오벤처들이 많이 창업되었을 뿐이라 평가절하되었고, 인천(송도)처럼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한 민간바이오클러스터도 아니고 공적자금이 투자된 오송·대구 첨단의료산업복합단지도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로부터 '혁신신약'특화단지 지정을 받음으로써 대전이 신약 개발을 실현할 수 있는 곳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둘째, 대전에 바이오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특별한 바이오산업단지가 생긴 것이다. 그동안 대전은 많은 바이오벤처들이 창업되었으나 이들이 집적된 바이오산업단지가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이오벤처들이 성장하면서 입주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타지역으로 이전하는 사례까지 발생하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신동·둔곡지구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바이오기업보다 타업종 기업이 많아 바이오전문 산업단지라 보기 어렵다. 바이오벤처들은 상호협력하는 개방형혁신을 통해 자사의 사업역량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혁신신약 개발에 특화된 바이오산업단지가 생겨 바이오기업들이 집적화된다면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대전이 혁신신약 개발을 위해 가능한 지역 내 혁신자원을 집중하고 신약 후보물질 창출 가속화를 지원한다면 블록버스터급 신약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특화단지 성공적인 운영을 위하여 초격차 기술개발과 필요한 전문인력의 공급을 위한 지역 내 혁신기관들의 협력을 지원할 계획과 신약개발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겸비한 최고급 우수 연구인력의 대전 유치 지원이 포함되어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글로벌시장에서 연매출 1조 원이 넘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은 대전이 유일한 곳이 아닐까.
특화단지의 지정은 바이오벤처들에게 부족한 공간적 제한을 없애주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바이오벤처들이 각자도생하지 않고 개방형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대전시가 촉진하기 위해 나섰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이제는 특화단지의 조성과 운영이 중요한 만큼 바이오벤처들의 성공의 필수요소인 공간, 장비, 인력, 투자, 기술이 임계수준 이상으로 지원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 지방정부가 판을 키워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대전바이오클러스터는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의 중심이 되어 2%에 머물러있는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흥채 대전테크노파크 BIO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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