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황희 리더십의 재발견

  • 전국
  • 광주/호남

[독자투고] 황희 리더십의 재발견

박용근 전북도의회 의원

  • 승인 2024-08-16 09:09
  • 이창식 기자이창식 기자
박용근 의원
박용근 전북도의원
시대가 어수선하고 국가의 존망이 흔들릴 때마다 백성은 강인함과 공명정대함으로 국가와 백성을 이끌어갈 진정한 지도자가 나타나 주길 갈망한다. 백성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군왕은 나라를 잘 경영하고 백성의 평안을 위해 고심했고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줄 조력자를 필요로 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역사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오늘날 세계 강국의 대열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전쟁과 독재체제 속에서도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위해 싸웠던 지도자와 그를 굳게 믿고 따랐던 조력자의 합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굳은 의지와 값진 희생으로 국난을 잘 극복해 낸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강한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경제 강국을 이룬 현재, 아쉽게도 우리 사회는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잃은 듯하다. 나라와 백성을 위한 공직자가 아니라 권력자의 눈치를 보고 개인의 손익을 따지며 특정 정권에 편협하다.



장수에는 2덕 3절 5의라 해서 장수를 빛낸 10인의 인물이 있다. 2덕(二德)은 너그럽고 슬기로운 덕으로 백성들을 이끈 방촌 황희, 수절신 백장 선생이고 3절(三節)은 충성스러운 절개를 지녔던 의암 주논개, 충복 정경손, 순의리 백씨를 꼽는다. 5의(五義)는 뜻을 굽히지 않고 나라를 지켜낸 백용성 조사, 정인승 박사, 전해산 의병대장, 문태서 의병대장, 박춘실 의병대장이다.

협력의 관계가 아닌 서로 흠집 내기로 승패를 가리는 정치권을 보면서 필자 역시 정직함을 잃지 않으려 마음을 다잡고자 한다. 장수의 2덕 3절 5의 인물들은 주저함과 흔들림이 있을 때마다 필자를 이끌어 준 스승으로 그중 가장 큰 깨달음과 혜안을 준 위인이 바로 방촌 황희정승이다.

그는 60년 동안 관직에 있으면서 24년간 재상으로 그중 18년 동안 영의정을 지내며 국정을 이끌었다. 재직하는 동안 너그럽고 후덕한 마음으로 정사를 처리하는데 정의로웠고 사사로움이 없었으며 청렴함과 총명함으로 왕과 신하, 백성 모두에게 존경받았다.

1452년 그가 별세한 후 문종이 내린 사제교서를 보면 황희의 인품과 공적이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문종실록' 문종 2년(1452년) 2월 12일 기사이다.

"큰일과 큰 의논을 결정할 적엔 의심나는 것을 고찰함이 실로 길흉을 점치는 데 쓰이는 시귀(蓍龜 톱풀과 거북)와 같았으며 좋은 꾀와 좋은 계획이 있을 적엔 임금에게 고함이 항상 병을 고치는 약석(藥石 약과 침)보다 나았다. 임금을 과실이 없는 곳으로 인도했고, 백성을 다스리는 데는 요란하게 하지 않는 것으로 목적을 삼았었다. 오래도록 군주의 다리와 팔이었으며 참으로 국가의 기둥과 주추였다."

유교 사상을 근간으로 국정을 살폈던 황희의 관직 생활이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도 과연 통할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무성한 나무일수록 그 뿌리가 깊고 단단한 것처럼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서 세상의 이치나 근본이 흔들리지는 않는다.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질서를 올바르게 세워 가는 것이 바로 정치다. 권력자와 조력자의 합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정치는 혼돈에 빠지고 그것은 곧 국민의 권리를 빼앗고 만다.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던 황희의 충의(忠義)를 새기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청렴의 대명사로 존경받고 있는 황희의 리더십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박용근 전북도의회 의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4.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5.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