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병원은 수도권 빅5 병원에 대응해 원정 의료의 저지선 역할을 부여받아 2020년 개원했으나 의정 갈등의 후폭풍에 휘청이고 있다. 충남대병원에 따르면 올해 재무상황은 최악으로 전공의 사직 여파가 겹친 1~5월 세종충남대병원은 220억원, 충남대병원 대전 본원은 14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차입금 500억원을 모두 소진한 가운데 7월까지 누적 적자 규모는 더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강희 충남대병원장은 최근 내부 공지글을 통해 자본 잠식 상태인 재무 위기 등 경영난을 재차 공개했다. 보통의 기업이라면 생존 가능성이 없는 현실을 알리고, 정부 차원의 긴급 재정지원을 촉구한 셈이다. 사정이 급박하지만 정부 지원은 미래 채무인 '건보 급여 선지급'에 그치고 있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가 12일 "정부가 살리겠다고 호언한 지역 대학병원이 존폐 위기에 직면했다"고 일갈한 배경이다.
의정 갈등이 출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국회 교육위와 보건복지위가 16일 의대 증원 결정 및 배분 과정 등을 살펴보는 연석 청문회를 연다. 청문회에선 전공의 대거 이탈로 반년 가까이 계속된 의료 공백에 대한 해결 방안도 모색한다. 증인으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장·차관,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이 출석한다. 정부는 한계 상황에 이른 지역거점병원에 대한 재정 지원 등 특단의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지역·필수의료 붕괴 위기에 대처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