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항응고제 개발 연구진. |
이번 연구 성과는 기존 항응고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노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개발된 항응고제는 대부분 단기 정맥 및 피하 주사제, 경구약 형태로 장기간 작용하는 항응고제는 없었다.
건국대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신 나노기술을 활용, 항응고제인 헤파린을 자가 조립 나노화시켜 장기간 작용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헤파린이 스스로 모든 기능을 유지한 채 나노입자로 변신한다는 점이다.
물에 녹으면 자동으로 나노화돼 나노입자를 생성하며, 체내 단백질인 알부민과 결합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작용을 보인다.
이는 기존 나노기술을 이용한 약물 전달 시스템이 가진 복잡성과 예기치 못한 독성 문제 등의 한계를 극복한 혁신적인 접근법이다.
전 세계 항응고제 시장 규모는 약 52조 원에 달하며, 연평균 9%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심부정맥 혈전증, 폐색전증, 심방세동 등 만성 질환의 증가와 고령화로 인해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러한 거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우수한 학생 연구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주 저자인 임한솔(석사과정 2년 차) 학생은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나노 저널(Impact factor 13.2)에 항암 치료제 개발 논문을 게재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다른 주 저자인 이재현 학생은 더욱 놀라운 이력을 자랑한다.
학부 4학년 때 이미 SCI 세계 1위(JCI, JCR 기준 모두) 저널에 논문을 게재해 건국대 KU명예대상을 수상했으며, 석사과정 8개월 만에 네이처 자매지에 논문을 실어 주목을 받았다.
국내외를 통틀어 학부생과 석사과정 초기에 이러한 성과를 거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의약품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주목받은 나노기술의 의약품 응용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향후 이 기술이 실용화된다면 항응고제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건국대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우수한 인재 육성과 혁신적인 연구 환경이 만나 이뤄낸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이 기술의 상용화 과정과 추가 연구 결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국내 바이오 의약 기술의 세계적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충주=홍주표 기자 32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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