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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전지역 완성차 판매업계와 중고차 매매상사 등에 따르면,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에 탑재된 중국산 배터리 폭발하면서 전기차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가족의 생명과 직결된 만큼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거나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역 자동차 업계에서는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전의 한 국내 완성차 판매대리점 관계자는 "인천 화재사고와 별개로 최근 고객들 사이에서 전기차에 대한 인기가 줄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화재사고 이후)전기차 구매 대기자 중에 계약을 취소하거나 하이브리드나 가솔린 차량으로 계약을 변경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파워트레인별로 신차 출고 기간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 차종의 경우 통상적으로 8~10개월 안팎이 소요되고 있으며, 가솔린 차종의 경우 1~3개월가량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기차의 경우 대부분 1개월 이내에 출고되며, 일부 재고 차량의 경우에는 수 백 만 원가량의 통 큰 할인이 제공되고 있다.
고객들의 외면은 중고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안 그래도 적었던 전기차 구매 수요가 화재사고 이후 급감했기 때문.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인 엔카닷컴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시세는 이달까지 3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전기차 브랜드인 테슬라 차량의 경우, 모델Y(롱레인지)는 전월대비 3.36% 감가됐으며, 모델3(롱레인지)도 2.61% 하락했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월평균 감가율이 최대 1% 이내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하락 폭이다.
이 같은 급격한 전기차 시세 하락은 악성 재고로 이어지는 탓에 중고차 딜러들 역시 매입을 기피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 봉명동의 한 중고차 매매상사 대표는 "중고차 매매업 종사자 대부분이 캐피탈을 끼고 차량을 구입한 뒤 고객에게 인도하다 보니, 차량 매입부터 판매까지 빠르게 순환돼야 (딜러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라면서 "특히 고금리로 인해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보니 (전기차량을 판매하는 고객이) 정말 싸게 내놓지 않는 이상 매입을 안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개월째 수요 둔화로 전기차를 찾는 고객들이 없었는데, 최근 화재사고 이후로는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라면서 "업계에서도 전시된 전기차 화재로 인한 연쇄폭발이 우려돼,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를 통해 차량을 어떻게 보관해야 할 지 정부 차원의 매뉴얼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흥수 기자 soooo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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