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충남대병원 위기] 중앙·지방 지원책 한계 뚜렷...세종시민만 피해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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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충남대병원 위기] 중앙·지방 지원책 한계 뚜렷...세종시민만 피해 보나

<시리즈3> 행복청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 정부기관 지원 가능성 물음표
법안 개정과 특수성 인정이 선행 과제, 세종시 5억 원 이상 지원 가능성도 물음표
결국 중요한 건 '충대병원 자구 노력과 의지' 전제, 사회적 공감대가 관건

  • 승인 2024-08-12 14:23
  • 수정 2024-08-12 14:30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세종충남대병원
도담동 세종충남대병원 전경. 사진=중도일보 DB.
2020년 7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어렵게 문을 연 '세종충남대병원'. 대전 충남대병원(본원)의 분원 성격이나 수도권 빅5 병원에 맞서 원정 의료의 저지선 역할을 부여받았다.

개원 이후 지난 4년 간 적잖은 시행착오와 문제도 노출했으나, 도담동 오가낭뜰 근린공원과 비알티(BRT) 버스 접근성, 최신 장비와 시설 등의 이점을 바탕으로 세종시민 곁에 조금씩 다가섰다. 2012년 세종시 출범 초기부터 8년 가까이 지속된 대전·청주·천안으로 응급환자 이송 딜레마도 대부분 해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로도 경영여건은 좀처럼 개선 일로에 들어서지 못했고, 2024년 의·정(정부와 의료계) 갈등과 금리 인상기 영향을 받아 자칫 의료공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도일보는 시리즈 3편에 걸쳐 세종충남대병원의 현주소를 다시 되짚어보고, 중앙정부를 넘어 세종시와 행복도시건설청, 지역 정치권이 함께 제시할 해법은 없는지 들여다봤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세종충남대병원' 8월 응급의료 일부 중단… 올해 515억 원 손실 눈덩이

2. '병원 자구 노력 vs 정부·지자체 지원' 놓고 엇갈린 시선

3. 중앙·지방 지원책 한계 뚜렷...세종시민만 피해 보나

건립비 지원 방법
행복청과 교육부,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기 위한 관련 법안 현황. 사진=강준현 의원실 제공.
세종충남대병원의 경영 위기를 놓고 '병원 자구 노력 vs 정부·지자체 지원' 사이의 접점 찾기가 중요해지고 있으나 외부 지원의 한계가 뚜렷해 보인다.

국립대학 병원이란 공공성과 세종시민의 의료 공백 해소 측면에서 보면, 정부·지자체 지원 폭의 확대를 필요로 한다.

이진선 충남대병원 기획조정실장은 "세종충남대병원 개원 전으로 돌아가보면, 서울대병원을 제외하고 수익 구조가 가장 안정된 곳이 충남대병원이었다. 세종충남대병원 건립비의 3000억 원 이상의 자부담 예산 비중이 굉장히 높았던 것도 사실"며 "이에 대한 이자 부담을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거나 원리금 상환(산업은행) 시기를 늦출 수 있다면, 본원과 분원의 정상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자체 진단했다.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교육부 등 관계 정부부처와 계속 접촉하며, 지원 확대를 호소하고 있는 배경이다. 결국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 인건비를 효율화할 수 밖에 없어 이 과정이 의료 공백이란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란 위기감의 발로다. 세종시 특수성을 인정해달라는 의견도 내놨다.

행복도시건설특별법 제63조의 8(연구기관·국제기구·종합병원 및 대학 지원)에 따르면 부지 매입 및 시설 건축 비용 지원을 명시하고 있으나, 시설 임차 및 운영 비용에 대한 추가 지원은 국제기구에 한정하고 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국제기구+종합병원'까지 지원 가능한 안으로 이 법의 개정을 원하고 있다.

행복청은 조심스런 입장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그동안 세종충남대병원의 행복도시 기여도를 감안, 여러 차례 논의를 통해 지원안을 찾고 있다. 이번 상황이 '보편 vs 특수' 문제인가가 중요해졌다"며 "법안 개정을 추진해볼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국비(행복청)로 수백억 원 적자를 지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난감한 입장을 전했다. 오히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를 통한 지원 루트를 찾는 게 현실적 선택지란 제언도 내놨다.

보건복지부도 원론적 접근 외 실질적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립대학병원 대부분이 어렵지만, 세종시는 더욱 복합적 원인을 갖고 있다. 젊은 층이 다수를 이루고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고 있다"며 "교육부와 적극 협력하고 있으나 재정 지원 등 모든 문제의 해결은 어렵다. 계약형 지역 필수 의사제도 등의 예산을 2025년에 담아내면, 장기적으로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의료개혁의 큰 틀 아래 운영비 도움이 되는 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현재의 운영 적자 해소만을 지원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교육부에선 국립대학병원 설치법이 검토해볼 만한 카드로 남겨져 있다. 제19조 3항에 따라 운영비 및 시설·설비에 드는 경비와 차관의 원리금 상환 경비는 대학병원의 수익으로 충당토록 하고 있으나, 부족 금액은 정부의 보조도 가능하도록 돼 있다. 교육부가 세종충남대병원을 이 같은 케이스로 분류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 계속 흘러갈 경우, 세종충남대병원의 선택지는 분명해 보인다. 대전 본원과 통합 운영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의료 수요가 적은 세종충남대병원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세종시의 지원 가능성도 제로에 가깝다. 2024년 5억 원 안팎의 응급의료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 역시도 재정난으로 인해 삭감된 수치다.

이영옥 보건복지국장은 "세종충남대병원의 주 1회 응급의료 축소 대응은 소방당국과 함께 엔케이병원으로 전원 등으로 하고 있다. 당장 보조금 마련은 어렵다. 대전시와 같이 재난관리기금 활용안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2014년 서울대병원 위탁 시립의원 운영 당시 의사 인건비 등을 포함해 연간 40억 원까지 예산안을 편성한 전례가 있으나, 현재 시점에서 이 같은 지출은 꿈도 꾸기 어렵다. 당시에도 '착한 적자' 논란에 휩싸이며 최종 예산안 반영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세종의원은 문을 닫았다.

진퇴양난과도 같은 세종충남대병원의 경영난. 정부·지자체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명확해 보인다.

시민사회의 한 관계자는 "충남대병원 본원(대전)과 분원(세종)이 지난 4년 간 지역민 기대에 걸맞은 의료 서비스 제공과 경영 혁신 노력을 해왔는지에 냉정한 평가가 이번에 이뤄져야 한다"며 "미래 플랜 제시 등 자구 노력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면, 공적 자금 투입에 대한 공감대가 커질 것으로 생각된다. 이 과정에서 의료 수요자(시민)들을 볼모로 삼지 않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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