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한 국가보훈부는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뉴라이트 계열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광복회와 야권·시민단체 등은 그가 뉴라이트 인사로 여길만한 대목이 적지 않은 행보를 보여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복회가 강력하게 반발하는 배경에는 '식민지 근대화론'의 산실인 낙성대경제연구소 박이택 소장이 지난 2월 반대에도 불구하고 독립기념관 이사로 선임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 관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뉴라이트 인사가 아니라며 사퇴 요구를 정면 반박했다. 김 관장은 역사 갈등의 원인인 건국 시기와 관련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부터 시작해 1948년에 완성됐다"며, 12일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제기된 의혹에 직접 답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10일 강연에서 "정부가 1948년 건국절 포기 선언을 해야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대통령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온 나라가 기념해야 할 광복절 경축식에 광복회가 불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독립기념관장 적격성 논란은 지난해 육사 내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6인의 흉상 이전 논란에 이은 역사 논쟁이자 이념 논쟁이다. 역사에 대한 해석은 일도양단으로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지 않다. 정권에 따라 역사 문제를 정치적 논란의 소재로 이용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족의 성전인 독립기념관이 인사 논란으로 소환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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