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 임대농업기계 임대사업소 전경 |
최근 서산시에서 농기계 임대 행정에 대한 농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근 태안군과 비교했을 때 서산시의 농기계 임대 서비스 품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7일 1만3000 여 평의 대파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김모(61)씨는 흙을 북돋아 주는 소형 관리기를 임대하면서 겪은 황당한 상황을 밝혔다.
김씨는 "예전부터 농기계 임대에 어려움이 많다고 느꼈지만, 시간이 지나도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사는 작물별로 각자 시기에 맞춰 풀을 깎고 흙을 돋아주며 약제를 주는 과정이 필수적이지만 서산시 농기계 임대는 요청 후 일주일이 지나야 가능하다. 더구나 임대 기간은 하루 1대라는 규칙 때문에 대규모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주변인의 이름을 빌리거나 태안군 임대사업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서산시 임대사업소는 소형 관리기가 2~3대만 보유하고 있다. 임대 가능 시한도 7일 이상 기다려야 해서 결국 태안군에 위치한 임대사업소를 찾았다. 태안은 20대 이상의 관리기가 비치돼 있었으며, 당일 바로 임대가 가능하고 기간도 5~ 6일까지 연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서산시가 인구도 많고 재정 규모도 큰데도 태안군보다 열악한 상황에 자괴감이 든다"며 이에 "서산시장과 농업기술센터 임대사업소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농기계가 많으면 관리가 어렵다"며 "내년에는 예산을 더 배정해 농기계를 늘리겠다"는 일상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또한 농기계 수요 파악에 대한 부실 여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서산지역의 주요 작물인 마늘, 양파, 감자, 대파, 생강 등에 사용되는 관리기가 사업소별로 2~3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수요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서산시는 매년 설문조사를 통해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농민들은 수년간 농사를 지으면서 설문지를 보지도, 작성해보지도 못했다는 입장이다.
태안군 관계자는 "서산에서 오시는 분들이 많고, 모두 서산의 임대가 어렵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간다"며 "임대사업소 규모에 놀라고 넉넉한 임대 기간에 고마워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현재 우리 농촌의 현실은 자동화가 아니면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의 기계화 수준을 부러워하며 충청도도 이제 발전해야 한다"며 "이러한 상황을 서산시장에게도 알리고자 면담을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농민들을 위한 서산시 농기계 임대 행정이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시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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