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된 김형석 (재)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 |
일제강점기 덕분에 한국이 정치적·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관점의 ‘식민지 근대화론자’로, 반민족·친일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독립기념관이 있는 충남 천안시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국회의원(천안병)7일 보도자료를 내고 “민족 성지인 독립기념관을 치욕의 날로 만들고 천안시민 명예와 자존심을 짓밟은 윤석열 정부 행태를 규탄한다"며 “천안시민과 함께 순국열사 정신을 이어받아 김형석 임명 취소를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보훈부는 독립기념관장 임원추천위원회 위원 명단과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관장 후보 명단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독립기념관장 제청권자인 강정애 장관은 인사 실책을 인정하고 즉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구갑)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립기념관장에 1948년 '이승만에 의한 건국', '일제시대 우리는 일본의 신민'이라는 사람을 임명했다"며 "독립기념관을 이승만 건국기념관으로 바꿀 생각이냐. 윤석열 대통령은 당장 철회하라"고 썼다.
진보당 천안시당도 논평을 통해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한 인사가 독립기념관 이사로 임명됐고, 지난달 한국학중앙연구원 신임 원장으로 뉴라이트 계열 인사가 임명됐다"며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원회는 후보 임명을 당장 철회하고 독립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인사로 다시 임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자랑스러운 독립운동 정신과 독립기념관 설립정신에 위배되는 반민족 친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용납할 수 없다"며 "반민족 수구친일 극우세력을 포진시켜온 윤 정권이 이번엔 항일 독립정신을 기리는 독립기념관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다"고 비판 성명을 냈다.
천안민주단체연대회의는 8월 10일 독립기념관 분수광장서 '김형석 임명, 윤석열 정권 규탄'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이날 모 라디오에 출연해 "인사가 이런 식으로 가는 건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립기념관장 후보를 추리는 과정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과 한국광복군 출신 독립운동가의 자손이 탈락했다며 "연구는 학문의 자유니까 마음대로 해도 좋지만, 독립기념관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종찬 회장은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원회가 '일제 강점기가 한국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포함한 관장 후보 3명을 선발해 국가보훈부 장관에 보고했다"며 절대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국가보훈부는 "신임 관장은 독립운동이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고 뉴라이트 계열 인사가 아니다"라며 "임명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고, 후보자의 독립운동에 대한 역사관 등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보훈부는 올해 2월에도 '식민지 근대화론'의 산실로 통하는 낙성대경제연구소의 박이택 소장을 독립기념관 이사로 임명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서울=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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