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수통골 초입 소나무숲에 솔나방 피해 고사목이 갈색으로 변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
7일 대전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계룡산 수통골 푸른 숲 곳곳에 낙엽마냥 갈색으로 메마른 나뭇가지가 축 늘어진 상태로 목격되고 있다. 붓으로 줄을 그은 것처럼 메마른 나뭇가지는 띠를 이뤄 수통골 초입을 넘어 계룡산을 향하는 듯 보였다. 지난달 말부터 나뭇가지 고사현상이 발견되기 시작해 조금씩 확산하는 중이며, 주로 소나무에서 고사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계룡산국립공원관리공단이 최근 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 나뭇가지 고사는 솔나방(송충이) 유충 때문으로 알에서 부화한 수많은 유충이 나뭇잎을 갈아먹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단이 최근까지 집계한 수통골 지구 솔나방 고사 피해면적은 4㏊에 달하고, 리기다소나무에서 주로 고사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솔나방 유충이 집단 번식 중인 계룡산국립공원 수통골에서 고사한 나무 |
계룡산 아래에 있는 유성컨트리클럽 골프장서 지난 4월 솔나방이 출몰해 소나무가 갈색으로 고사하는 현상이 발견돼 계룡산국립공원 측이 예방 차원에서 방제약품을 살포하는 1차 제거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발생지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4개월 만에 솔나방 2차 대유행을 맞이한 것으로 고사 수목은 하루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계룡산에서 솔나방에 의한 소나무 고사 피해는 최근 10년간 보고되지 않던 일로 4월과 8월 두 차례 번식은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등산로에 유충이 기어 다니고 주민 생활공간으로 유충이 뚝뚝 떨어지면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신고도 접수되고 있으나, 국립공원 측은 이미 방역 예산이 소진된 상태다. 또 유성 계룡대 등 대전시내 가로수에서 미국흰불나방 애벌레가 대량 번식하면서 주변으로 확산하고 있어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계룡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4월 1차 방재했으나 또다시 번식해 주로 리기다소나무에 피해를 주는 상황으로 유성구청에 방재 협력을 요청 중"이라며 "근래 10년 중에는 솔나방 피해는 접수된 사례가 없고 연중 두 차례 발생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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