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세종보의 미래는 어디로 흘러갈까. 사진=이희택 기자. |
어느 한쪽도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절충안' 모색이나 '제3의 대안' 찾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세종보는 '철거와 가동'이란 양 극단에 서서 안갯 속으로 강물을 흘려 보내고 있다.
보 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이하 보 철거 시민행동)은 8월 6일 오전 11시 금강스포츠공원 앞에서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를 촉구하는 천막농성 100일 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임도훈 상황실장 사회로 문성호 보철거 시민행동 공동대표와 이순열 세종시의원, 성은정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집행위원장, 김재섭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의 '세종보 철거' 촉구 발언이 이어졌고,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시민행동의 철거 명분은 바로 재자연화에 있다.
2017년 11월 문재인 정부 들어 세종보 수문을 개방하고 만 6년 반을 훌쩍 지낸 금강 변에는 자갈밭과 모래섬이 회복됐고, 자갈밭 위 둥지에서 알로 만난 흰목물떼새가 알을 깨고 나와 주변을 날아다닐 정도의 변화도 맞이했다. 농성장 인근에선 새끼와 부모 고라니 발자국, 수달의 배설물들이 확인되며, 회복된 강의 살아있는 증거가 되고 있다는 역설이다.
이전 상황도 되짚었다. 이명박 전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이란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추진한 후, 강은 죽어가기 시작했다고 봤다. 녹조를 뚫고 숨을 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물살이들을 목격했고, 세종보 인근 주민들은 악취와 창궐하는 날벌레들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수질은 악화됐고, 야생생물들은 강을 떠났다. '고인 물은 썩고, 막힌 강은 죽는다'란 자연의 섭리를 몸소 체험한 시간으로 돌이켰다.
금강 세종보 전경. 현재는 공사를 마무리하고 재가동을 앞두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
시민행동은 "윤 정부는 2021-2030 국가물관리기본계획안의 '자연성 회복' 문구도 조악한 수준으로 삭제하며 졸속 변경했다"며 "우리가 4월 말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물정책 정상화를 요구하면서, 세종보 상류 300m 지점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한 이유다. 윤 정부는 전국 14곳에 실효성 없는 신규 댐 건설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확한 조사나 연구 없이 홍수와 가뭄을 대비한다는 건 명목일 뿐, 제2의 4대강 사업으로 규정했다. 세종보 재가동이 이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도 봤다.
그럼에도 아직 투쟁이 끝나지 않았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시민행동은 "100일이 지난 지금, 세종보 수문은 열려있고 금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며 "우리는 보 재가동 추진이 중단되고, 보 처리방안 취소와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이 정책적 재검토에 들어갈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 강물을 흐르도록 둘 것이냐, 막을 것이냐 하는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와 세종시는 홍수기(집중호우)와 태풍 발현 시기를 면밀히 검토, 빠른 시일 내 세종보 재가동을 정상화할 계획이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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