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세종보' 미래에 중간은 없다...'철거 vs 유지' 양 극단 대립

  • 정치/행정
  • 세종

'금강 세종보' 미래에 중간은 없다...'철거 vs 유지' 양 극단 대립

보 철거 시민행동, 8월 6일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 촉구 천막 농성 100일 기자회견
4대강 재자연화 철회, 하천 준설 등으로 점철된 국가물정책 비판...즉시 철거 촉구, 멈춤 없는 투쟁 예고

  • 승인 2024-08-07 07:43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KakaoTalk_20240604_153102508
금강 세종보의 미래는 어디로 흘러갈까. 사진=이희택 기자.
미래 '금강 세종보'를 위한 지혜로운 선택지는 어디일까. 보 정상화를 추진 중인 '환경부와 세종시' , 보 철거 투쟁을 100일째 벌이고 있는 '환경단체' 간 평행선 달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어느 한쪽도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절충안' 모색이나 '제3의 대안' 찾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세종보는 '철거와 가동'이란 양 극단에 서서 안갯 속으로 강물을 흘려 보내고 있다.

보 철거를 위한 금강·낙동강·영산강 시민행동(이하 보 철거 시민행동)은 8월 6일 오전 11시 금강스포츠공원 앞에서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를 촉구하는 천막농성 100일 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임도훈 상황실장 사회로 문성호 보철거 시민행동 공동대표와 이순열 세종시의원, 성은정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집행위원장, 김재섭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의 '세종보 철거' 촉구 발언이 이어졌고,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시민행동의 철거 명분은 바로 재자연화에 있다.

2017년 11월 문재인 정부 들어 세종보 수문을 개방하고 만 6년 반을 훌쩍 지낸 금강 변에는 자갈밭과 모래섬이 회복됐고, 자갈밭 위 둥지에서 알로 만난 흰목물떼새가 알을 깨고 나와 주변을 날아다닐 정도의 변화도 맞이했다. 농성장 인근에선 새끼와 부모 고라니 발자국, 수달의 배설물들이 확인되며, 회복된 강의 살아있는 증거가 되고 있다는 역설이다.

이전 상황도 되짚었다. 이명박 전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이란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 추진한 후, 강은 죽어가기 시작했다고 봤다. 녹조를 뚫고 숨을 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물살이들을 목격했고, 세종보 인근 주민들은 악취와 창궐하는 날벌레들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수질은 악화됐고, 야생생물들은 강을 떠났다. '고인 물은 썩고, 막힌 강은 죽는다'란 자연의 섭리를 몸소 체험한 시간으로 돌이켰다.

KakaoTalk_20240604_153102508_02
금강 세종보 전경. 현재는 공사를 마무리하고 재가동을 앞두고 있다. 사진=이희택 기자.
시민행동은 이 같은 악수를 되풀이하려는 윤석열 정부와 세종시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어렵게 확정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위법적으로 취소하는 등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을 철회했고, 이후 세종보 정상 가동 수순을 착실히 밟아온 데 대한 비판이다.

시민행동은 "윤 정부는 2021-2030 국가물관리기본계획안의 '자연성 회복' 문구도 조악한 수준으로 삭제하며 졸속 변경했다"며 "우리가 4월 말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물정책 정상화를 요구하면서, 세종보 상류 300m 지점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한 이유다. 윤 정부는 전국 14곳에 실효성 없는 신규 댐 건설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확한 조사나 연구 없이 홍수와 가뭄을 대비한다는 건 명목일 뿐, 제2의 4대강 사업으로 규정했다. 세종보 재가동이 이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도 봤다.

그럼에도 아직 투쟁이 끝나지 않았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시민행동은 "100일이 지난 지금, 세종보 수문은 열려있고 금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다"며 "우리는 보 재가동 추진이 중단되고, 보 처리방안 취소와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이 정책적 재검토에 들어갈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 강물을 흐르도록 둘 것이냐, 막을 것이냐 하는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환경부와 세종시는 홍수기(집중호우)와 태풍 발현 시기를 면밀히 검토, 빠른 시일 내 세종보 재가동을 정상화할 계획이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