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153개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이은 2차 이전은 문재인 정부 때 완전히 헛돌며 첫 삽도 못 떴다. 1차 때 소외되고도 여태 답보 상태인 대전·충남 혁신도시를 보면 답답함 자체다. 김부겸 당시 국무총리가 '차기 정부에서 추진'을 선언한 지 곧 3년이 다가온다. 현 정부에서 공공기관을 이전할 토대는 갖춰 놓지도 않았다. 지역에서 유치 공공기관 확대 등 총력전을 펴지만 되는 일이 없는 것이다. 무늬만 혁신도시로 남은 이유다.
정부 '로드맵'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고도 시간을 흘려보낼 일은 더 있다. 1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평가를 마무리짓는 12월 이후에나 공공기관 추가 이전 기본계획안이 마련될 공산이 크다. 2015년을 기점으로 도리어 빨라진 수도권 집중의 고리를 끊어낼 유효한 국가적 장치가 혁신도시다. 이에 역행하면 국가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일이란 인식조차 없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충남도 지방정부회의(7월 31일)에서 혁신도시 '확대'를 건의했고, 비슷한 취지의 '인구감소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이 발의돼 있기도 하다. 현행 혁신도시법이 비혁신도시의 발목을 잡는 일은 물론 없어야 한다. 상대적이지만 지방권력(광역)은 국민의힘이, 입법권력은 더불어민주당이 쥔 듯한 충청권에선 진영과 무관한 초당적 대처가 정말 절실하다. 효과를 애써 축소해도 혁신도시 인구가 3배 넘게 뛰었다. 입주기업은 3000개 가까이 늘었다.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 발표를 서두르고 지자체는 단계별 전략과 본격적인 활동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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