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공연팀 차장 |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경기장이 아닌 파리 도심 한가운데인 센강에서 200여개국 선수단이 85척의 배를 통해 저녁 석양과 에펠탑,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등의 명소를 배경으로 다리, 강둑과 주변 건물 옥상 등에서 다채로운 공연들과 함께 개회식이 열렸다.
개회식의 총감독이자 연출자인 '또마 졸리'는 42세의 정통 연극 연출가 겸 배우로 2022년에 총리실, 파리시청, 프랑스 올림픽위원회와 예술계의 만장일치로 선정되었고 그가 만든 4시간개막행사는 정형화한 콘셉트를 완전히 깨부수고 '예술의 도시' 파리가 꾸민 '올림픽의 프랑스 혁명'이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성공적인 개회식 뒤에는 전폭적인 예산을 지원한 세계최고 명품 그룹 LVMH'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있었다고 한다. 대한민국도 현대차그룹의 양궁협회가 올림픽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8일 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 획득을 시작으로 전 종목 올림픽 석권도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으며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시작으로 10연패를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은 40년간 양궁협회 후원을 통해 약 500억원 상당을 지원해왔다고 한다. 1985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 이후, 2005년 정의선 회장이 이어받아 계속 이끌고 있으며 이번 올림픽에 앞서 파리를 방문했을 때도 양궁 연습장과 경기장을 직접 찾아 선수들의 동선 및 식단을 위한 주방장도 직접 섭외하며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다. 이 모든 것은 지원하되 개입은 하지 않는다는 '팔 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을 실행 하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지원을 이유로 "밤 놔라, 대추 놔라."하며 통제와 간섭을 일삼는 '손바닥 원칙(palm's length principle)'을 한다면 양쪽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오지 못했을 것이다.
8월 대전에서도 대전의 가장 큰 축제 준비로 분주하다. 8월 9일부터 대전의 대표축제로 야심차게 준비한 '2024 대전 0시 축제'가 대전의 과거, 현재, 미래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라는 주제와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캐치프레이즈로 다양한 프로그램의 일정으로 펼쳐진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축하비행을 시작으로 전 연령,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대전의 역동적인 문화와 예술성을 엿볼 수 있는 현재존(중앙로), 일류 경제도시 대전의 모습을 앞서 만날 수 있는 미래존(대흥동에서 옛 충남도청)이 있고 과거존은 관객 참여형 연극인 이머시브 공연이 핵심으로 양키시장, 양복점, 성심당, 음악다방을 소재로 공연들이 펼쳐진다. 현재존에서는 대전의 문화예술인과 대학생이 참여하는 길거리 문화 예술공연, 전국 최대 규모의 플래시몹 댄스, 국내 최정상급 뮤지션이 출연하는 K팝 콘서트와 전자댄스음악 축제 등이 매일 밤 열린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개최되는 '대전 0시 축제'는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5년 이내 아시아 1위, 세계 3대 축제 반열에 올려 대전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콘텐츠로 키우기 위해서는 위에 언급한 사례를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전의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공연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대전 0시 축제'를 응원하고 마음껏 즐기려 한다. 뜨거운 8월의 날씨보다 더 뜨거운 열정이 돋보일 대전의 축제에서 시원한 감동을 느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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