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댐 건설이 가뭄과 홍수 대응력 제고와 미래 물 수요의 현실적 대안임을 이해해야 한다. 국내 저수지 1만7000여 개 중 약 1만5000개는 용적 10만㎡ 이하다. 노후화 또한 심하다. 국내 6위이면서 충남 저수량 1위인 예당저수지의 유효저수량은 4607만㎥ 정도다. 청양 지천에 계획하는 중소 규모 다목적댐 5900만㎥ 용량과 비교된다. 6년 전 국가 주도 댐 건설 중단을 선언한 것이나 보현산 다목적댐 이후 14년간 댐 건설이 전무한 것은 물 관리 정책의 실책이었다.
정부가 '기후대응댐'으로 구분한 데는 그만큼 고심한 흔적이 있다. 취지에 최대한 접근하고 부수적 효과도 곁들여야 한다. 가령 지천댐은 탄소배출 감소와 맞물린 전기 공급에 활용하면서 보령댐과 대청댐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생태공원 조성 전에 생태파괴에 대한 고려까지 해봐야 한다. 단양천댐의 경우, 충주댐 건설로 수몰의 아픔을 겪은 지역이라 아무래도 더 민감하다. 생활기반을 떠나는 이주 가구는 최소화해야 한다. 투명한 정보 공유 등 주민 소통이 첫째 관문이 될 듯하다.
수자원 분야에서 기후변화에 어떤 적응전략을 세울지는 아직 시작단계다. '치수 대격변', 기후위기 대응 명분으로 제2의 4대강 사업처럼 회귀한다는 걱정은 듣지 않길 바란다. 댐 담수 능력이나 필요 용수량, 위치 등 정밀한 과학적 판단이 요구되는 부분이 있다. 극한 강도의 기후 대처와 생활·공업용수 공급에서 최적의 대안이 되는 건 기본이다. 경제성까지 갖춘 기후위기 시대의 유용한 댐을 만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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