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의 상징으로 통한 서울 청와대 전경. 사진=이희택 기자. |
이를 입증할 지표는 인구 구조에서 우선 확인되고 있다. 수도권 인구는 2019년 말 사상 첫 대한민국 절반의 점유율을 넘어선 데 이어, 2023년에도 인구 블랙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시기 펜데믹과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과정을 거치며, 지방과 같은 속도로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장벽을 하나씩 걷어 내왔다. 최근 수도권 급행철도(GTX) 개통이 노선별로 순차 연결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광풍과 시세 회복세를 뚜렷이 드러내고 있다.
교육과 산업, 기업, 문화·예술, 일자리 등 전 분야가 집중된 구조 아래 그물망 교통망 구축과 부동산 가치 회복세마저 가세하면서, 지방으로 인구 남하 저지선을 보다 확고히 구축하고 있다.
2012년부터 세종특별자치시에 행정수도 지위를 부여해온 시도에 이어 부산시 강서구와 대구시 동구, 광주시 남구, 울산시 중구, 강원도 원주시, 충북 진천·음성, 전북 전주·완주, 전남 나주, 경북 김천, 경남 진주, 제주도 제주시, 충남 아산, 대전시 유성구로 지정된 13개 혁신도시 라인업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세종시 기세는 2017년부터 수도권과 동일한 부동산 규제에 놓이는 등 정부의 억지춘양격 견제 조치에 꺾인 뒤, 2020년 '세종시=행정수도론'으로 잠시 반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2021년 수도권에서 시작된 LH 투기 의혹의 물타기가 세종시까지 번지고, 관세평가분류원 사태와 함께 수도권 기업·대학·연구소·공공기관 등 수도권 이전 종사자에 한정된 주택 특별공급마저 전면 폐지됨과 동시에 장기 침체기에 놓이고 있다.
세종시 행복도시를 중심으로 본 지역별 인구 유입 추이(좌)와 인구 증가세 추이(우). 사진=행복청 제공. |
수도권 인구가 2010년 2383만 6000명에서 2023년 2622만 6000명(50.7%)으로 239만 명 늘어나는 동안, 세종시로 수도권 유입 인구는 6만 2904명에 그쳤다.
2012년 외국인 인구가 집계되기 시작한 8월 기준 인구는 10만 8920명에서 코로나19 직전 2019년 12월에는 34만 7275명으로 크게 늘었으나, 4년 6개월이 2024년 6월 기준으론 39만 3793명으로 신장세가 급격히 주춤하고 있다. 월평균 2708명 증가세가 최근 861명까지 내려앉은 셈이다.
읍면지역의 경우, 같은 기간 9만 6696명에서 9만 4511명, 8만 7633명으로 지속 하락세와 함께 지방소멸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 세종시 출범 당시 3000~4000명을 웃돌던 연기면(2501명)과 연동면(2972명), 소정면(2371명)이 가장 적은 인구수를 기록하고 있다.
시민사회의 한 관계자는 "말로만 국가균형발전, 수도권 과밀해소, 지방시대 가치 실현을 외쳤을 뿐, 현실은 이와 너무나 거리가 멀다"며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22대 국회에서 무엇을 주안점에 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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