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 대표 |
처음 팀장이 되었을 때다. 사무실 자리 위치, 수당, 차량 지원 등 많은 혜택보다 법인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 좋았다. 술을 좋아하는 팀원들은 이유만 생기면 회식을 하자고 한다.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함께 어울리는 것이 좋아 팀원들과 회식을 하거나, 타 팀과 회식이 잦은 편이었다. 팀장 중 법인 카드 사용 1위라는 불명예를 경험하고 내부 직원과의 식사에서 법인 카드를 사용한 적이 없었다.
직원과 식사의 원칙을 정했다. 직원 한 명과 식사를 하면 계산은 당연히 내가 한다. 가능한 점심과 저녁에 직원 2명 이상과 식사한 적이 많지 않았다. 마지막 직장에서 임원 대상의 법인 카드 사용을 감사에서 조사했는데, 2년 동안 사용하지 않아 무슨 일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담당 직무 상 공적인 일이 거의 없었기에 가능했다. 결국 하기 나름이었다.
특권을 가진 많은 사람이 있다. 특권이라는 주제로 3가지를 생각해 본다. 첫째, 왜 특권을 주는가? 둘째, 특권을 어떤 마음,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 셋째, 잘못 사용한 특권에 대해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 특권은 내가 누리는 특별한 권리일 수도 있지만, 자리 또는 역할의 권리이다. 그 자리 또는 그 역할을 수행해 성장과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권한을 줘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실행하려는 의도다. 누군가 특권을 사용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희생이다. 공무원, 국회의원 등 공조직의 특권은 국민의 세금이며 희생인 것이다.
특권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개인과 부서 이기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나 편하기 위해,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이익을 위해 특권을 사용하거나 남발하면 곤란하다. 나에게 주어진 특권, 내가 사용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 묻는다.
직장에서 많은 직원들은 상사의 언행을 보며 배운다. 자신의 돈은 1원도 쓰지 않고, 모든 비용을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개인 용무를 보는데 회사 차를 사용하며, 일은 1분도 하지 않았지만, 소속돼 있다고 연봉과 복리후생을 다 받고, 자신은 특별한 존재이기에 누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상사를 직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남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 특권이 아닌 인성과 성과로 조직과 구성원의 존경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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