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대교수협의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039명 가운데 50.2%(1525명)는 '역량 미달' 등 이런저런 이유로 하반기에 전공의를 아예 뽑지 않겠다고 답했다. 대한의사협회 중심으로 꾸려졌던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임현택 의협 회장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며 자진 사퇴를 연일 주장하고 있다. '자중지란'에 다름 아니다.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31일까지 진행되지만 서울대병원 등 '빅5 병원'조차 지원자가 없어 채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의료계는 결국 지원자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의료공백이 장기화되자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 등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증·응급 환자 진료 위주로 재편하기 위해 수가 인상을 포함한 구조 개편 최종 방안을 8월 말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방안도 의료계와의 소통 없이 추진되면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통일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자중지란에 빠진 의료계에서 사태 해결의 키를 쥔 건 전공의들이다. 전공의들은 '지역·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말하고 있으나 정작 복귀를 않고 있는 것은 '자해행위'에 가깝다. 국가 의료 시스템은 위기에 처하고, 환자들은 불안감에 떨고 있다. 환자는 의사의 존재 이유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로 지긋지긋한 갈등 사태를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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