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군함도 때와 다른가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군함도 때와 다른가

  • 승인 2024-07-28 14:17
  • 신문게재 2024-07-29 19면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결정했다. 야권은 주권과 국익이 무너졌다고 비판하고 국민의힘은 실질적 조치가 이뤄졌다며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어느 입장을 지지하든 가혹한 노역과 착취가 자행된 뼈아픈 역사 현장인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한때 도쿠가와 가문의 금고 역할도 했던 이곳이 일본의 산업혁명유산일지 모르나 우리에겐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현장이다.

일본이 부인해도 금광산인 사도(佐渡島)의 산업시설에 강제로 동원돼 폭력과 학대로 죽어간 기록과 증언은 많다. 이러한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려면 21개국 전부가 동의해야 한다. 위원국을 구성하는 한국 정부의 찬성표 덕에 가능했단 뜻이다. 광산의 역사 전체를 반영하라는 요구를 일본이 수용했다는 명분이다.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고 강제징용 역사를 왜곡해 왔던 전례 반복을 막을 장치는 없다. 그런 점이 안타깝고 미진하다.

군함도 등재 당시처럼 '본인의 의사에 반해(against their will)' 동원돼 '강제 노역(forced to work)'을 했다는 기록 정도는 명시했어야 마땅하다. 일본은 과거 약속을 그대로 이어간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기려 한다. '강제성' 부분을 양보해 군함도(하시마) 등재 때보다 후퇴한 가운데 일본열도는 축제 분위기다. 지금도 산업유산정보센터에는 강제징용 피해가 없었다는 식의 증언과 자료가 버젓이 걸려 있다. 작은 '성과'에 취하지 않고 왜곡과 약속 번복에 대해서는 단호히 맞서야 한다.

졸속 합의나 외교 참사 아닌 실질적 조치인지는 후속조치 이행에 달렸다. 주유네스코 일본대사는 조선인 강제동원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견지한다. 역사적 사실이 군함도의 경우처럼 흐지부지되지 않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평화는 서로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는 유네스코 헌장 정신에 맞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 한두 가지 아니다.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매년 희생자를 기린다는 조건 이행은 일본이 가져야 할 역사적 양심의 '최소한'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