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풍지가 남아나지 않았습니다
구백여 회나 피난살이 했습니다
지렁이처럼 땅속을 기며
애천, 애인, 홍익인간 정신으로
뿌리를 굳건히 다졌습니다
용솟음치는 의지로
언 땅을 녹였습니다
섭리의 봄을 맞아 물오름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람은 서진하여
대서양은 겨울로 가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해가 지지 않는다는 섬나라도
이제는 서산으로 기웁니다
태평양 시대가 활짝 열렸습니다
햇볕을 동반한 훈풍은 벌나비를 싣고
꽃피는 서울의 봄 동산에 찾아와
튼실한 열매를 약속합니다
피땀이 자양분이 된 이 나라 옥토에는
나뭇가지마다 평화의 메시지가 주렁주렁 열려
진리의 양식을 세계에 나눠 줄 것입니다
동녘에 떠오른 태양은 영원히 지지 않고
세계 속의 한국이 아니고
한국 속의 세계로 새로운 질서가 세워집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했던 것이
이제는 모든 것이 서울로 통합니다
임형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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