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이 운영하는 채식의 날을 바탕으로 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제공된 메뉴. 대전교육청 제공 |
30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내 모든 학교가 매월 1회 이상 채식의 날을 운영하도록 안내했다. 매월 1회는 필수로 실시하고 1회 이상 실시는 영양교사 재량이다.
다만 영양교사를 주축으로 실시하는 채식의 날은 대체로 소극적인 모습이다.
학교 영양교사는 대체로 기존 식단에 채소 반찬을 추가로 구성하고 있어 육류를 제외한 식단 운영은 미약한 수준이다. 또 채식의 날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이 채식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며 급식을 피한다는 이유에서다.
대전교육청이 운영하는 채식의 날은 학교 여건을 고려해 육류를 제외한 채식 식단 운영, 기존 식단에 채소 반찬 추가 구성, 채식 식단 자율 배식대 추가 등 총 3가지의 운영 방침을 안내했다.
대전교육청은 학생들이 채소류 기피와 패스트푸드 섭취율 증가, 지나친 육류 위주의 식습관에 따른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 문제의 위험성을 느끼고 이를 개선하고자 대전교육청 학교급식 정책 브랜드 'eco-더 건강한 밥상'을 운영하며 기후위기와 환경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 급식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정책을 도입했다.
학생 참여도 제고 등 취약한 부분의 개선을 위한 대전교육청의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채식에 대해 학생들의 인식개선 차원에서 채식 관련 다양한 체험 활동, 교육·홍보 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상황이다.
학교급식이 채식으로만 이뤄지면 학생들이 결식을 하거나 잔반으로 버려지는 일이 많아 채식의 날에도 육류 위주의 급식 제공이 불가피하다. 이에 맞게 식단표 구성이 이뤄지고 있어 채식의 날 의미가 모호해지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전지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채소로만 구성된 식단은 거부감을 느끼고 있어 현재 채식의 날에 채식으로만 구성해 배식하는 학교는 없다"며 "기후위기와 함께 학생 건강에 유익한 제도지만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하반기에 영양교육 사례들을 모아 보고회를 개최하고 그 안에서 우수한 사례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홍보 자료 등 교육내용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오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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